당신의 심장 소리에,
삶의 어둠이 드리우면
맹신할 법한 것들을 나열해 본다
사랑 사람, 구원
여름과 가을, 시
그리고 당신
어쩌면 나라는 사람의 숙명일지 모른다
당신의 심장 소리에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그러나 먼 발치서 바라보면
지금은 화양연화처럼 찬연하겠지
이 시절이 떠나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지금을 만끽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은 두렵다
그러나, 마침내 이 독한 의구심도
보내 줄 때가 된 것 같다
땅보다 하늘을 함께 바라보고 싶기에
새 시대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손 편지를 쓰려 책방에 간다
그리고 남기는 말 -
안녕, 잘 있어요
달큰한 숙명 한 잔을 마시며
우린 봄으로 갑니다
[behind]
이 초고는 나 자신에게 보내는 메세지였다. 내가 봄으로 가기를, 모든 조언을 등이 아닌 손에 포갠 채 봄으로 향하기를. 그런 기도를 품고 초고를 썼다.
하지만 퇴고를 거듭 시도하며 의구심이 들었다. ‘이 글이 독자에게 어떤 메세지를 줄 수 있을까?’ 평소 곧잘 퇴고하던 습관은 어디 가고, 첫 행도 다듬지 못하는 내가 있었다. 그래서 한없이 시 앞에서 서성이기만 했다.
비록 초고는 당신을 향한 것이 아니었지만, 나는 초고를 봤을 때부터 이 브런치북의 첫 글로 정하고 싶었다. 우리가 함께 봄으로 가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봄에서 함께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 좁은 화면 속에서, 브런치북이라는 거대한 유토피아 속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