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여름이면 '작년에도 이렇게 더웠었나?'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은 곧 '가을 언제 오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올여름은 유독 더웠고, 길었다. 추석 이후 온도가 조금은 내려갔어도 낮에는 여전히 너무 더워서 이러다 바로 겨울이 오는 건 아닌가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가을이 왔다.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하늘은 맑고 높푸르다. 하늘을 가만히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치 행복이 채워지는 기분이 들 정도.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스토리를 보니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하늘의 풍경이 주는 행복이 이렇게나 크다니.
나이가 들수록 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끼는 순간은 행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후가 동남아와 비슷해진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계절을 누릴 수 있는 나라에 사는 것은 큰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