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대화법

간단, 명료 그러나 따뜻하게

by 소글남

저는 말이 참 많은 아이였습니다. 얼마나 말이 많았는지, 당시 별명이 '수다맨'일정도였습니다.


말이 많으니 자연스레 말실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시고 아버지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말을 적게 해라."




아버지는 저에게 인생 선배님이자 선생님이십니다.

어릴 적부터,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여쭤보면 항상 진지하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어리다고 저를 무시하거나 어린아이처럼 대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의 대화는 간단, 명료했습니다. 상대방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주제에 맞게 대답하면 되는 것.

어릴 적에는 이 화법이 딱딱해 보이고, 정이 없어 보여서 가끔 싫기도 했습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의식의 흐름' 화법을 좋아했습니다. 아버지와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고, 대화를 하다 보면 말하는 주제 외의 주제도 나오는 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의식의 흐름'화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항상 목적이 있는 대화,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대화가 아버지께서 저에게 항상 가르쳐주셨던 대화법이었습니. 가정적이시고 참으로 정이 많으셨던 아버지셨지만 가끔 대화를 할 때면 서운할 때가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20대, 30대, 그때의 아버지의 나이와 가까워지면서, 저는 점점 아버지께서 어떤 마음으로 저에게 말씀하셨는지 알 갓 같습니다.


어느 날, 어느 책에서 아래 문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말을 많이 하면 나의 약점이 드러난다. 말을 삼가고 많이 들어라.'


아버지께서 저에게 해주셨던 말씀이 다시 한번 뇌리에 스쳤습니다.


'말을 적게 해라.'




저는 이제 말을 적게 하게 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쓸데없는 말 줄이는 나이가 었죠.


서른이라는 나이를 흔히 이립(而立)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나의 인생을 자립하는 나이. 나 스스로가 바로 서려면 말을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가르쳐주고 싶으셨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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