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추석즈음엔 항상 비가 내리지

거의 99%

by 밝둡

온도에 대한 기억이 발하는 색상


푸른 새벽이 다가올 때의 길에서 본 걷는 사람들의 꺾인 목


집문을 열고 들어가는 멋있는 발뒤꿈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나의 기민함


착각의 장갑을 낀 예술가의 주조물


재즈 음악이 흐르는 폐허


그곳을 관통하던 한낮의 한 줄기 뭉퉁한 빛


선을 달래며 빨고 핥던 당신의 곱지 않은 입술


아무도 없는 거리를 찾아 헤매다 도착한 강가


이렇게 정렬 없는 세계가


아무렇지 않게 가득 담겨 있는 나의 방


그 방에 스며드는


존나 멋진 아침 비냄새


비릿함이 차오르며


새곳의 낯설움을 지우는 시간


아버지도 그랬어?


낯설었어? 서울이.


난 아직 뭔가 뒤죽박죽해.


아버지야. 엄마야.


난 아직 멀었나 봐.


하지만, 비를 보며 조마조마하지 않게 되어서 참 다행이야.


오늘 아침 드디어 일상이 시작된 것 같아.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22화엎드려서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