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빌 BES 876
오늘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할게요.
"혹시 커피 좋아하세요?"
저희 가족은 오빠 빼고 모두 커피를 즐겨 마셔요.
하루에 한 잔은 기본이고, 부모님께서는 두 잔 이상도 자주 마시곤 하세요.
동생이 밤낮 구분 못하는 아픈 아이다 보니, 엄마는 잠 깨려고 커피를 많이 드시는데요. 아무리 깊은 새벽이라도 동생이 깨어 있으면 깨야 하니까요. 카페인의 힘을 빌려야 해서 커피를 자주 드시다가 그 맛도 즐기게 된 케이스예요.
근데 제가 보기에 어머니는 너~무 쓴 커피를 좋아하세요. 향이나 맛을 즐기기보다, 카페인이 세서 잠을 확실히 깨워주는 커피를 선호하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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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제가 면역력이 확 떨어지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고자 이것저것 찾아봤는데요. 카페인을 끊어야 질 좋은 수면이 가능하다고, 아무리 길게 자도 카페인을 섭취하고 자면 잔 게 아니라는 거예요! 놀라서 바로 커피를 디카페인으로 바꿨어요. 저는 커피 맛은 포기 못하거든요 ㅋㅋㅋ( ⁀⤚⁀)
제가 디카페인으로 커피를 바꿔보니 정말 푹 자게 되고, 아침에도 개운하더라고요! (기분 탓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엄마에게도 한 잔은 꼭 디카페인으로 바꾸시라고 했어요. 며칠 디카페인을 드시더니 고로롱- 코도 고시고 잘 주무시더라고요. 너무 기뻐서 우쭐대며 "거 봐! 디카페인 마시니까 푹 자고 좋지? 조금 자더라도 훨씬 낫잖아~" 말했는데, 엄마 표정은 그리 좋지가 않더라고요. 엄마는 그 '잘 자는 게' 문제래요.
동생이 자다 깼을 때 한두 시간 내에 눈치를 채고 봐줘야 하는데, 깊게 자면 그걸 모른다고요.
자꾸 잠이 와서 몸을 바로 일으키지도 못하고, 동생 돌보는 데 지장이 간다며 그냥 커피를 드시겠다고 하셨어요.
이런 경우, 동생의 입장도 엄마의 입장도 다 이해되는 딸인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었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밤낮 바꾸어 20년 넘게 사는 엄마에게 그냥 푹 자라는 것은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되지도 않는 일이다.
디카페인을 강요하는 대신, 엄마가 맛있는 커피로 잠을 좀 더 즐겁게 미룰 수 있도록 돕자.
그렇게 생각하며, '더 좋은 커피맛'을 위해 커피머신을 주문했어요.
바로 이 아이가 우리 집에 들어온 신입, 에스프레소 머신이랍니다! 그 유명한 브레빌 제품인데요. 많이 쓰시는 870 대신 자동 탬핑이 되는 최근 모델로 구매했어요. 다양한 원두도 넣어보고, 우유거품도 연습하며 엄마에게 더 맛있는 커피를 드릴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렙니다!
오늘도 고생하고 계신 돌봄 노동자분들, 육아에 지치신 부모님들..!
작은 행복을 놓치지 말고 누리며 사시길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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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행복할 수 있는 기회는 도처에 깔려있는 것 아닐까요? 내가 찾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게 행복인 것 같아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어머니를 보며 다시 한번 되새기네요.
여러분의 삶 속에서는 어떤 작은 변화로 일상을 재미나게 바꿀 수 있을까요?
부모님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경험이 있나요?
오늘도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며 글 마칩니다. 잠들기 전에 마음으로 한 번씩 생각해 보세요.
다음날 눈 떴을 때, 좀 더 넉넉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