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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빛창가 Jan 31. 2023

아버지에게 붕어빵이란?

퇴근길 붕어빵을 사 오는 아빠들의 심리

한겨울 가장 생각 나는 음식은?

겉바속촉 빵에 달콤한 팥앙금이 들어간 붕어모양의 겨울철 별미!

바로 붕어빵이다.


난 아빠와의 추억도 많이 없고 아빠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사십이 넘은 지금까지 기억나는 한 가지는 아빠가 술 한잔 걸치시고 집에 오실 때마다 사 오셨던,

잠바 안주머니에서 꺼내 꼬깃꼬깃해진 봉투에 담긴 따뜻한 붕어빵이다.

왜 집에 오실 때마다 붕어빵을 사 오셨는지는 한 번도 물어본 적은 없었다.


오늘 남편이 퇴근길에 따끈한 붕어빵을 사 왔다.

내 나름대로 그의 심리를 예측해 보자면...

긴 하루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지나가다가 추운 겨울 포장마차에서 나는 달콤한 냄새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것이다. 맛있는 냄새를 맡으니 토끼 같은 자식들 얼굴이 떠올랐을 테고..

붕어빵을 맛있게 냠냠 거리며 먹는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다.  

그는 흐뭇한 맘으로 지갑에서 돈을 꺼내고 붕어빵을 집어 들어 가장 따뜻한 안쪽 주머니에 넣어 왔을 것이 분명했다. 우리 아빠가 그랬듯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아빠가 사 온 붕어빵 봉지는 왜 항상 꾸깃꾸깃하고 붕어빵은 못생기게 눌려있었는지...

어떻게 그 차디찬 겨울길을 거쳐오면서도 붕어빵은 따뜻할 수 있었는지...

찌그러진 붕어빵을 맛있게 먹고 있는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니 요놈들도 커서 이 따뜻한 붕어빵을 기억하고 그 비밀을 알게 될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제는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을 하고 싶다.


" 아빠, 그때 따뜻한 붕어빵 맛있었어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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