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추남 선생 소장품 남가람 박물관에 기증-
삼성 일가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 가운데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 14건과 박수근·김환기와 모네·호안 미로 등 국내외 작가 미술품을 포함해 총 2만 3,000여 점도 미술관·박물관에 기증하여 서울, 대구, 제주 등에서 전시를 하고 있으며 관람하기 위해서는 예매가 어려울 정도이다. 전 국민의 높은 관심과 우리 국민의 문화 예술의 수준을 가늠케 한다.
진주 문화·예술의 발전에 이바지한 선친 고(故) 장추남 선생의 소장품인 서화류 36건 등 43점을 아버지의 뜻을 기리기 위해 남가람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선친이 열정으로 평생 모은 유산을 사회에 기증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크고 작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소식이 자주 들리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집안의 유산으로 여기는 선친의 유품들을 모두 기증하기로 했다.
故 장추남 선생은 어떤 분인가?
진주시 중안동에서 ‘금호 인쇄소’를 운영한 고(故) 장추남 선생은 지역 문화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에 ‘향토의 정기’라는 책을 만들어 무료로 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촉석루’, ‘논개’, ‘충무공 김시민’ 등의 책을 차례로 출판해 시민에게 무료 배부했다.
또한, 개천 예술제 시기가 오면 진주 관광 안내 지도를 만들어 무료로 나눠주었으며 은초 정명수 선생의 서집 무료 제작, 오림 김상조 선생의 ‘신등면지(新等面志)’의 제작에도 힘쓰는 등 진주 역사·문화의 발전에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을 기리고자 진주시에서는 1985년에 ‘제9대 진주시 문화상’을 수여했으며 개천예술제의 창시자 중 한 명인 파성 설창수 선생이 그에게 ‘금천(錦泉)’이라는 호를 지어주며 그의 공적을 인정했다.
기증하기로 결심한 이유
무엇을 위한 기증인가? 누구를 위한 기증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집안에서 보관하는 것은 보존의 한계가 있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다. 또한, 오래된 작품은 보수와 유지를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둘째는 박물관이나 대학에 기증하게 되면 많은 시민이 볼 수 있고 선친과 문화, 예술을 통해 교류했던 분들이 서로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생각하였다.
가족 간의 갈등을 조절하다.
선친의 유품을 기증하는 데에는 가족·친지 간에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었다. 어머니, 자녀, 선친의 형제자매 등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주셨다. 결론을 내기가 어려웠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의 모든 유품을 깨끗하게 불태워 없애자고 하셨고 선친의 형제분은 집안에 한 장소를 정해 사설 박물관처럼 보관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다. 하지만 결국 유지관리의 문제와 선친의 뜻을 기리며 선친이 남긴 귀중한 소장품이 진주 문화·예술의 발전에 계속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나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대학이나 사립 박물관으로 기증하자는 쪽으로 정하여졌다.
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버지의 소장품은 진주를 대표하는 서예가인 은초 정명수 선생의 글씨를 비롯해 효석 조영제, 파성 설창수 등 진주 대표 예술가들의 작품들로 진주의 예술과 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들이 될 수 있다. 그 외 소장품들들은 가난한 지역 예술가들이 전시회를 위한 안내서나 홍보물의 제작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주어 감사의 인사로 받은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관련된 분들과 그 후손들이 많다.
평소에 사람들 만나기를 좋아하고 예술인들과 교류를 활발하게 하셨던 아버지를 기억하는 분들이 진주의 문화예술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버지의 유품을 통해 이런 만남을 추진한 아들을 대견하게 생각할 것으로 믿는다.
남가람 박물관측에서는 기증자의 뜻을 기려 오는 2022년 7월 22일부터 8월 7일까지 고(故) 장추남 선생의 추모 6주기를 맞아 기증 특별전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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