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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Sep 06. 2022

리스타트 51 - (26)

KSA


공연 콘셉트 설정


배구대회가 미국 동부 및 캐나다 지역 한인 대학생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였다면, KSA가 최초로 주관하는 <한국문화의 밤>은 유매스 애머스트 및 인근 지역 대학교에 KSA 이미지를 제고하는 목적이 컸다. 그래서 KSA 임원들은 이 <한국문화의 밤>을 기획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로 고심했다. 


우선 KSA가 1991년 가을학기까지 이 정도 규모의 공식행사를 치러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인 대학생들은 이런 행사에 참가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다. 또한 많은 대학생들은 KSA가 과연 이 정도 규모의 행사를 잘 치를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물론 아티스트들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KSA는 아무나 무대에 세울 수는 없다고 결정했다. 왜냐하면 이 행사는 KSA가 창시하는 첫 번째 행사였고, 그로 인해 유매스 애머스트에서 학생회 카운슬러로 일하고 계신 관계자들이 아티스트들 및  관객들을 축하하기 위해, 공연 당일에 이 행사를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KSA임원들은 한 편으로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이전에 없던 뭔가 새로운 행사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에 좀 흥분되기도 했다. 물론 임원들 모두가 뭘 해야 할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 불확실성과 미지의 목적지로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은, 임원들 모두로 하여금 다음 세 가지 이슈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했다:    


첫째, 어떻게 이 행사를 기획해야 하나?


둘째, 어떻게 공연준비를 해야 하나?


셋째, 공연자를 어떻게 섭외할 것인가? 


공연 기획


<한국문화의 밤>을 기획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이슈는 그 공연 개념을 어떻게 정하느냐였다. 사실 KSA가 이런 행사를 처음으로 만들고 그 전통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KSA가 이렇게 <한국문화의 밤>행사를 최초로 기획한다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KSA는 임원회의를 여러 번 거듭한 끝에, 태권도 시범공연처럼 일반에게 잘 알려진 공연은 포함하되, 그 밖의 다른 공연들은 여타 대학교 한인 학생 문화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 가요나 미국 팝송 등의 노래와 춤 공연 내용과는 차별화를 두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결과로 KSA는 다른 한인학생회 주관 행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아티스트들을 섭외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KSA 최초의 <한국문화의 밤> 행사의 전체적인 구성과 느낌은, 대규모 공연장의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공연 형태로 기획되었고, 요즘처럼 아티스트들와 관객이 서로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공연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아티스트 모집


KSA의 첫 번째 <한국문화의 밤>이 기존 행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없던 행사를 새로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KSA임원들 대신 내가 직접 아티스트 후보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참가자 모집을 해야 했다. 그래서 1991년 가을학기가 시작하고 난 후, 나는 개인적으로 아티스트가 되어줄 만한 후보들을 한 사람씩 직접 만나서 <한국문화의 밤> 행사에 아티스트로 참여해줄 수 있는지의 여부를 타진했다. 


이 과정에서 내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각 아티스트 후보들에게 왜 존재하지도 않는 KSA 최초의 <한국문화의 밤>에 아티스트로 참여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아티스트 후보를 찾아가서 <한국문화의 밤> 행사에 아티스트로 참여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면, 대부분의 경우,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내게 하곤 했다.  


Q: 공연 출연료는 있나요? 


A: 아니오, 없습니다. 저희 KSA는 그럴만한 예산이 없어서요. 


Q: 그럼 KSA가 이런 행사를 이전에 치러본 경험은 있나요? 


A: 아니오, 이번 행사가 처음입니다. 


Q: 그러면 KSA가 이 행사를 100% 확실하게 성공적으로 치른다는 보장이 있나요? 


A: 아니오, 그런 보장은 드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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