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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의 출사표 - (68)

8장 49세 하버드 입학이 의미있는 이유 (4)

by 김 다니엘

1월에 찾아온 봄


2018년 1월 말의 어느 날, 나는 우편함을 체크하다가 커다랗고 두툼한 서류봉투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신인을 보니 HES에서 온 것이었다.


내가 그 서류봉투를 집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열어보니, 처음으로 눈에 띈 것은 금색 하버드 로고가 선명하게 찍혀있는 자주색 폴더였고, 그 안을 열어보니 HES 경영학 석사 과정의 입학을 축하한다는 편지와 함께 관련 서류들이 여러 장 들어있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되어있는 요즘 세상에 서면으로 된 HES 합격 통지서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나는 마치 아날로그 문명으로 되어있던 과거로 잠시 되돌아간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나는 그 합격통지서를 읽으며, 매일같이 해가 뜨기 전인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코어 프로그램의 온라인 강의를 듣던 때를 떠올렸고, 그 프로그램의 자격증을 우편으로 받아보던 날의 감정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윽고, 내가 마주하게 될 미래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HES의 그 합격통지서는 나로 하여금, 내 인생의 전반부에서 내가 경험해야 했던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의 순간들도 함께 떠올리게 했다.


내가 2008년 처음으로 HES 홈페이지를 방문했을 때,


머뭇거리지 않고 HES 경영학 석사 과정 입학 지원을 바로 시작했더라면


내 인생은 지금 어떻게 달라져 있었을까?


나는 내가 2006년 여름에 온라인 MBA 과정을 포기한 때나, 2008년에 HES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이 ALMM 과정에 대한 정보를 처음으로 접해 보았던 때가 아닌 2018년 1월 말에야 이 합격통지서를 받게 된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나는, 그날 내가 받은 HES 합격통지서를 나만의 아주 작은 성공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나는, 2018년의 봄은 나에게만 그 해 1월에 일찍 찾아왔다고 자축하면서 그 이른 봄의 따스함이 주는 행복감을 그날 나에게만 넌지시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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