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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Dec 21. 2022

리스타트 51 - (118)

ALMM 교과 과정


'다가오는 주말에 나는 그 과목의 토요일과 일요일의 오프라인 수업에 모두 참석해야 하는데, 그동안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그래서 나는 지인들에게 내가 해당 수업에 참석할 동안 어머니와 함께 계실 수 있는지를 부탁했고, 다행히도 그분들께서는 그렇게 해주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 덕분에 내 토요일 수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해당 수업을 마치고 귀가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머니의 컨디션은 급속도로 나빠지셨고, 급기야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가신 어머니는 그곳에서 운명하셨다. 


그래서 나는 그다음 날인 일요일 새벽, 그날 아침 아홉 시에 있을 수업에 참석할 것인지, 아니면 집에서 어머니의 장례식을 준비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이라면 수업에 불참하고 어머니의 장례식 준비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내가 그날 아침 아홉 시 수업에 참석하지 않으면, 나는 그로 인해서 어머니의 임종 직전에 내가 어머니께 말씀드렸던 하버드 졸업 예정일을 한 학기 늦추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정도의 딜레마에 빠진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나는, 내 인생 최대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 셈이다. 


'만약 어머니께서 아직도 살아계신다면, 이런 상황에 놓인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실까?' 


내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머뭇거리며 어머니가 환하게 웃고 계신 사진을 두 손에 들고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나는, 문득 그 전날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내가 토요일 수업을 마치고 집에 귀가해서 침대에 누워계신 어머니 손을 잡았을 때, 어머니께서는 내가 잡고 있었던 당신의 손을 세차게 뿌리치시며 내 방 쪽을 가리키셨다. 그때는 어머니께서 가지고 계셨던 모든 기운이 다 하셔서 어떤 말씀을 하시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그 순간, 어머니께서 나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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