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18-1길(상), 추자항에서 돈대산 정상까지
오랜만에 고향에 온 아들 앞에
어머니 참굴비 한 마리 밥상에 내놓으셨네
내 어릴 적 캄캄 새벽 바다 길 떠나는 아버지에게
금빛 조기 한 점 구워 놓으셨듯이
법성포 칠산바다 흑산도까지 조기잡이 다니던 시절
겨울이면 처마밑에 대롱대롱 한 두름 꿰어
추자섬 북서풍에 시들시들 말리던 그것
자르르 베지근한 그 감칠맛 오래도록 입안 감돌아
갔다 오마 기별 알린 배가 떠나고
다시 어머니 그 늙은 손에 굴비 한 마리 닿을 때까지
그 자르르 입안 터지던 맛 떠나지 않았네
.....(후략)
허영선, <금빛 조기 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