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방문, 해물손칼국수 맛집'이란 큼직한 간판이 세워져 있다. 해녀인 시어머니와 해녀인 며느리가 대를 이어 운영하는 해물칼국집이다. 석다원이란 이름이 마을 풍경과 어울린다. 식당 앞 바닷가 자갈마당이 올레21길 중간 기착지다. 돌탑이 담을 이루고 있다.
석다원 앞, 마지막 올레 중간기착지
불턱과 각시당
해안로 곳곳에 해녀들의 쉼터인 불턱이있다. 이곳은 단순히 웃을 갈아입고 언 몸을 녹이는 공간만은 아니다. 서로가 물질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의 공간이다. 잠수복이 공급되고, 온수목욕시설을 갖춘 현대식 탈의장이 설치되면서부터 볼턱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 쓸쓸하게 남겨진 불턱은 억척스럽게 살아온 제주 해녀들의 이야기를 찾는 이에게 전하고 있다.
신당코지 불턱
각시당은 해녀와 어부의 안녕과 안전한 해산물 채취를 기원하는 해신당이다. '남당하르방', '남당할망'을 신으로 모신다. 해녀들은 음력 2월 13일 영등굿을 치른다. 성스러운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각시당 주변에는 괭이밥, 큰금계국, 갯메꽃, 갯강활, 갯 무, 엉겅퀴가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영역 다툼을 하며 이기적인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각시당
멜튼개와토끼섬(문주란섬)
하도리 굴동에 있는 갯담이다. 갯담은 바닷돌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둘러싼 겹담이다. 밀물 때 들어왔던 고기떼들이 썰물이 되면 담안에 갇힌다. 이를 원담이라도 한다.
멜튼개
문주란섬 가까이에 있는 멜튼개는 자연 빌레를 이용한 이중 갯담이다. 지금도 물고기가 몰려든다. 멜(멸치)이 많이 몰려드는 개라서 '멜튼개'라 한다.
바다 건너 토끼섬이 보인다.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된 문주란 자생지다.
바다 건너 토끼섬이 보인다.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된 문주란 자생지다.
희귀식물 자생지.
읍 소재지 세화리에서 하도리, 종달리에 이르는 해맞이 해안도로는 멀리 우도와 성산 일출봉을 보며 달리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곳이다. 이 도로변에는 환경부 보호야생식물인 해녀콩, 황근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확인을 못해 아쉽다.
장미과의 상록 활엽 관목인 다정큼나무가 꽃말처럼 '순진'한 모습으로 '사랑의 고백'을 하듯 군락을 이루며 하얀 꽃을 피운다. 나무 위로 우도를 살짝 보이면서. 다정큼나무의 껍질은 고급 염료다. 명주실이나 고기그물을 염색할 때 이용된다.
다정큼나무
돈나무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상록 활엽 관목으로 '꿈속의 사랑, 자애, 편애'가 꽃말이다. 흰색 꽃이 점점 누른빛으로 바뀌고 있다. 향이 만리를 간다 하여 만리향이라고도 한다.
돈나무. 향이 만리를 간다 하여 만리향이라고도 한다.
들장미라고도 불리는 찔레꽃나무도 흰꽃을 피우며 무리 지어 자란다. 5장의 하얀 꽃잎이 소복이 난 노란 수술을 담고 있다.
들장미라고도 불리는 찔레꽃나무가 흰꽃을 피우고 있다.
또 해안도로는 종달리 수국길로 유명하다. 지미봉을 오르느라 수국이 피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5월 말쯤 우도를 갈 계획이다. 종달항에서 배를 타려면 수국길을 지나리라.
펄깨통. 지미오름 서북쪽 기슭의 하도리 창흥동 습지는 옛 이름이 펄깨통이다. 이곳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이라 철새들의 먹이가 풍부하다. 주변은 갈대숲, 농경지, 지미봉으로 둘러싸인 철새도래지다. 세계적인 희귀종인 저어새,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황새, 참매, 흑두루미 등이 관찰된다.
펄깨통
지미오름을 오른다.
제주섬 서쪽의 한경면 두모리를 섬의 머리라면, 동쪽 끝의 이 오름은 섬의 꼬리 즉 땅끝이다. 그래서 지미(地尾)오름이다.
제주도 동쪽 끝의 이 오름은 섬의 꼬리 즉 땅끝이다. 그래서 지미(地尾)오름이다.
해발고도는 165.8m인데 비고가 160m다. 꽤 가파르다. 숨을 헐떡인다. 오르는 길은 긴 편은 아니다. 2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으니 숨 가품은 잠깐이고, 아름다운 주변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재미로 오름을 오른다. 잠깐 올라 높은 산에 오른 기분을 만끽한다.
오름 정상에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설치한 삼각점이 있다. 삼각점은 우리나라의 지도 제작, 지적 측량 등의 기준점인국가중요시설물이다.
지미오름 정상의 삼각점
동쪽 바다 건너 소 모양을 한 섬, 우도가 웅크리고 있다. 성산 일출봉을 향해 서서히 헤엄쳐 나간다.
서쪽으로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으로 대표되는 동부의 오름군이 구름과 어우러져 바다 위에 뜬 섬들이 모여 있는 듯하다. 가까이는 올레1길의 시작인 알오름, 두산봉이 가까이에 보인다.
동쪽 바다 건너 소 모양을 한 섬, 우도가 웅크리고 있다.
바로 발밑으로 종달리 마을의 울긋불긋한 지붕, 바닷가로 가면서 돌담으로 경계를 지은 당근 밭, 감자 밭, 보리밭이 여러 색의 조각 천을 한 땀 한 땀 이어 꿰맨 조각 보자기를 펼쳐 놓은 듯한다.
밭담이 조각보처럼 펼쳐져 있다.
내려가는 길은 나무테크와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경사가 급해도 걷기가 편하다. 주변에 묘지가 여러 기 보인다. 화구가 벌어진 북사면 굼부리 안쪽으로 소나무와 관목림이 우거져 있다. 남사면과 서사면에는 해송이 조림되어 자라고 있다. 등산로 따라 까마귀쪽나무, 소나무, 찔레꽃, 동백나무와 인동, 댕댕이덩굴 등의 넝쿨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