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구하다가 사업을 시작하다

집을 구하러 나섰다가 방콕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

by 이희은
1a2966bf-ea13-4b53-8b29-bbfd55a251f3 (1).jpg 계약 후 철거와 공사 진행 전 샵하우스 사진

태국으로의 이주를 고민하며,

한국과 태국을 오가면서

기존에 하던 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일을 하며,

여행용품을 제작하는

새로운 도전을 해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여행브랜드로 첫 브랜드 이름을 만들고

처음 제작한 제품을 4천 개 정도 팔며

약간의 가능성을 보았을 때였다.


태국으로 가서 이렇게 계속 하나씩

만들어가 보면 되겠다 하고 왔을 때,

코로나로 여행길이 모두 막혀버렸다.

여행제품 판매는 0이 되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는 쉬지 않고

일을 해왔던 나에게,

태국으로의 이주 후 아무 일도 안 하는 삶은

마치 나의 살아가는 의미를 잃은 삶 같았다.


그리고 운명은 이렇게 다시,

방콕에 살집을 구하던 나를

사진과 연관된 새로운 길로 이끌어갔다.




방콕에서 집 구하기


도시 전체 락다운으로 집을 알아볼 수 없던

몇 달의 시간 끝에 드디어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몇 개의 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로 방문한 공간에서

샵하우스 Shophouse 라는

태국의 건축 형태를 가진

상가 건물을 보게 되었다.


한국의 상가건물과는 다르게,

가로는 좁고 세로는 긴 태국의 샵하우스는

타운하우스처럼 여러 건물이 붙어있는 구조였다.


건물 입구가 하나이기 때문에 건물 전체를

임대해야만 하는 샵하우스는 주로

3층이나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다.

방콕에서는 상업공간과 주거가 혼합된

샵하우스도 꽤 흔히 볼 수 있다.


무엇에 홀렸는지는 몰라도

1층 층고가 높고 앞과 뒤로 햇빛이 들어오던

우리가 만난 샵하우스에서 나는 이미

미래를 그려보았다.


1층과 2층은 작업실로,

3층은 주방과 거실 그리고 4층은

주 생활공간인 거주공간으로

이미 나의 마음엔 확신이 차올랐다.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공간이라

리노베이션을 크게 해야만 했지만

남편도 나도 여기다라는 확신이 들어

우리는 계약을 진행했고

아무것도 모른채로 첫 공사를 시작했다.



어쩌다 방콕에서 사업


한국에서는 주로 고객사의 제품이나

브랜드 촬영을 진행했기에,

공사를 하면서도 사업에 대한 계획은 크게 없었다.

신혼집이자 제품촬영을 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이 생긴다는 막연한 계획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했다.


160 스퀘어, 한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공사는

예산의 2-3배를 넘겨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인내와 스트레스 끝에 완공이 되었다.


그렇게 방콕 통로에, 우리의 신혼집이자

작업실인 첫 공간이 생겼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태국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무턱대고 시작할 수 있는 패기가 있었던 그 때.


태국의 일 문화와, 느린 속도와 답답함

이해할 수 없는 많은 과정을 겪으면서

이게 맞는 지 후회가 약간 들었을 때,

이미 모든 일은 일어났고 이대로 계속

수습해 나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우리의 첫 비지니스,

여행 브랜드 로고와 이름에 스튜디오를 붙여

방콕 스테이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작업실이 아닌 진짜 사업으로


결혼사진을 제외하고 사진 스튜디오라는

업종자체가 6년 전 방콕에선 흔치 않았다.

운이 좋게도, 아무런 인맥 없이

몇 개의 제품 촬영 관련 미팅이 진행되었다.


고민 끝에 태국 물가를 고려해,

한국에서 받던 금액의 1/4의 금액으로

최소한의 견적을 제시했는데

나름 중견기업인 태국회사에서는

예산을 초과한다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왔다.


내가 원래 하던 일을 태국 물가에 맞추어

조금 싸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큰 충격을 받고 이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처음 사진 일을 하던 때에

많은 조언을 주던 선배가 셀프 촬영

서비스를 운영하는 건 어떠냐는

조언을 해주었고 이때부터 본격

방콕에서의 첫 사업이 시작되었다.


남편의 본업 역시 잠시 멈추어있던 시기라,

우리 둘은 인턴 한 명을 뽑고

9시부터 6시까지 다른 층으로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제품 촬영이 아닌 비즈니스 프로필과

가족사진 등 인물을 대상으로 한

촬영 서비스와, 직접 사진을 찍는

셀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고 스튜디오 서비스를

만들어 나갔다.


태국에는 없던 방식의 새로운 서비스를

그것도 외국인이 운영하는 건

너무나도 도전적인 시도였지만,

일 년 간 운영 끝에 외국인 손님도

태국인 손님도 입소문을 통해

우리의 서비스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고,

스튜디오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신혼집을 구하다가,

공간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라

지금 생각해봐도 뭔가에 홀린듯

사업까지 시작하게 된 과정 속에

정말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조금씩 차차 풀어나가보려 한다.




덧 붙이는 말


제 첫 브런치 북의 소재와 글감을 구상하며

언젠가는 꼭 써보고 싶었던

감성적인 여행객의 시선이 아닌,

제가 현지인의 눈으로 보고 몸소 체험한

방콕을 글로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6년이라는 기간이 10년이 훌쩍 넘게

느껴질 만큼 정말 소소한 에피소드들 부터

태어나서 처음 겪는 큰 사건들도 있었는데요.

방콕의 일상, 결혼이나 사업 그리고 육아

이야기도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랍니다.


처음으로 생긴 구독자 5분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저의

<오늘도 방콕> 시리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아래의 링크는, 오늘의 집에서

인스타에 올렸던 방콕 스튜디오를

보시고 컨텐츠로 발행해주셨던 링크예요.


첫 스튜디오의 비포 애프터가

궁금하신 분이 있을까하여 공유합니다.


https://contents.ohou.se/projects/38753


다음 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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