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꾸의 에니어그램 성격이야기 1부>
1번을 이해하는 핵심 문장은 '나는 원칙대로 행동합니다’입니다.
소나무님: 규칙은 지키면 되는 건데 왜 사람들이 기본 규칙을 안 지키는지 모르겠어요. 빨간불에 멈춰 서고 초록불에 건너는 건 상식 적인 거잖아요. 일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하면 되는데, 꼭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이 있어요. 결국 수습하는 건 저예요. 어쩔 수 없어요. 일이 잘못되면 안 되잖아요. 실수요? 절대 안 되죠. 생각조차 하기 싫어요. 일할 때 그래서 여러 번 체크해요. 솔직히 제 주변엔 게으르고 부주의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냥 제가 다 하고 말아요.
참나무님: 일할 때 가이드라인을 가지는 편이에요. 명확하고 정확한 걸 좋아해서 뭘 시작할 때 시간이 좀 걸리기도 합니다. 맡은 일은 책임감이 강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하는 편이에요. 때때로 의무감 때문에 마음이 무겁기도 해요. 누가 뭐라고 하는 건 아닌데 제 스스로 압박을 주는 거 같기도 하고요. 연애요? 사람 맘이 제 맘 같지 않잖아요. 몇 번 만나보긴 했는데 제가 금방 상대방에게 실망해요. 제가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요즘 이런 생각이 들어요.
편백나무님: 원칙은 있는데 그걸 타인에게 강요하진 않아요. 상황이 정확하고 올바르게 가야 한다고 믿고 있고 그 안에서 제 역할을 찾 아요. 때로는 효율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세운 원칙은 끝까지 지켜나가는 편입니다. 만나는 사람 그 자체를 봐주려고 노력해요. 제 생각, 견해가 항상 정답은 아니니까요.
1번 유형의 마음에는 ‘이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기준이 또렷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기본 틀에 가깝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것인지 늘 생각하며 행동합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 실수 없이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일에 대한 사명감과 동시에 ‘혹시 잘못되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실수가 보이면 내적 긴장감이 높아집니다. 이런 경향으로 1번은 꼼꼼하고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정작 본인은 성과에 대한 만족보다는 스스로를 비판하거나 평가하기 쉽습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1번 유형은 초자아(super-ego), 즉 내면에 엄격한 양심의 목소리가 강한 사람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1번에게 성취동기를 주지만 동시에 완벽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1번 유형은 분노를 겉으로 드러내는 대신 꾹꾹 눌러둡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도 감정적으로 행동하고 싶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건 성숙하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짜증이나 비판의 형태로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참나무님처럼 1번 유형은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차분하지만 속에서는 일을 옳고 바른 방향으로 가져가기 위한 생각이 치열합니다. 그 과정에서 남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 작은 실수에도 오래 고민합니다. 외부와 자기 자신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때때로 ‘분노’라는 감정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 분노는 단순히 ‘화를 잘 낸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잘하고 싶고, 세상이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진심이 담긴 감정입니다. 그 마음 깊숙한 곳엔 세상을 정의롭고 바르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숨어 있고, 그 시작점은 ‘나부터 잘해야 한다’는 자기 다짐에서 비롯됩니다.
편백나무님처럼 건강한 상태의 1번 유형은 자신의 기준을 분명히 지키되 타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입니다. 다른 입장을 받아들이려는 노력 안에 1번 유형의 따뜻함과 성숙함이 담겨 있습니다.
1번 유형의 장점은 진지함과 성실합니다. 1번 유형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부정이나 불의를 보면 바로잡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리더나 조력자의 역할을 합니다. 실제 일상에서도 1번 유형형은 약속 시간을 철저히 지켜 모두의 시간을 존중해 준다든지, 모임에서 나온 쓰레기를 마지막까지 치우고 가는 등 묵묵히 공동체를 위해 애씁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틈에서 나타나는 분노와 실망의 감정 그리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1번 유형을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일상에서 마음속에 올라오는 긴장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수 있다면, 그 감정은 나은 방향으로 변화합니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을 피하지 않고,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며,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나에게 전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가볍게 알아가는 태도입니다.
‘왜 이렇게 불편할까?’ 조용히 묻는 그 순간 감정은 나를 알아가는 힌트가 됩니다. 이런 감정 인식의 연습은 처음엔 어렵지만, 꾸준히 이어가다 보면 1번 유형이 가진 분별력과 올바름을 향한 에너지는 내면의 성장과 타인을 돕고 세상을 밝히는 빛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