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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과 물질의 방 Apr 07. 2023

인간과 AI의 학습 방식, 차이점은 속도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지하철+버스 조합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편도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인데, 1호선을 이용해 안양역으로 이동해서 안양역 주변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출근이 완료된다.

안양역에서 종점까지 가는 버스가 3대 있었는데, 3월부터 2대가 노선이 변경되어, 안양역에 멈추는 버스는 1대만 남게 되었다. 그마저도 배차간격이 길어 기존 출근시간과 동일하게 도착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를 한 번 더 갈아타는 수고를 더해야 했다.

그래서 이번 주부터는 안양역에서 한 정거장을 지나서 있는 관악역에 내려서 버스를 갈아탄다. 그곳에는 아직 종점으로 가는 3대의 버스가 남아 있다. 효과는 대만족이었다. 3대의 버스 중 2대는 안양역을 지나지 않으니,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뜬금없는 출근길 설명인데, 안양역을 그동안 고집한 이유는 지도상 최단거리였기 때문이다. 지도상 최단거리이니, 당연히 가장 빠를 것이라 편향적으로 생각한 것으로 학습이 안된 상태이다. 관악역 루트를 경험(원인+결과) 하며 학습이 되었다.


AI가 하는 머신러닝 개념은 인간의 학습 방식을 본떠서 설계되었다. 'IF,' 'THEN' 구문으로 대표되는 기존 프로그래밍 언어는 적합한 원인을 찾으면 결과를 도출하는 정해진 논리에 한정된다. 이와 달리 머신 러닝은 경험(원인+결과)을 바탕으로 추론하여 다양한 원인 행위를 도출해 낸다.

내가 안양역을 선택하지 않고, 관악역을 선택한 '원인 행위'와 빠른 도착이라는 '결과'를 하나의 학습으로 본다면, 인간이 학습할 수 있는 양은 시간과 공간적으로 한계가 있다. 수많은 경우의 수를 다 실천해 볼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AI는 이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학습을 한다. 데이터(원인+결과)만 입력되면 머신러닝(딥러닝 포함)을 통해 학습 결과를 분석하고 추론해낸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이 사회적 문제라고 여기는데, 내가 보기에는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하다. AI가 대체하게 될 수많은 분야들을 고려해 보면 말이다.

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글을 쓰다 보니, 안양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한 정거장 더 간다. '학습의 결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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