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DHD EP08.
최근 한 그림을 봤다.
진짜 꾸준함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 그림이었다.
이전까지 생각했던 꾸준함이란, 매일 같은 결과를 꾸준히 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그림은 '매일'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그것을 꾸준함이라 얘기했다.
아차 싶었다.
매일 같은 결과를 꾸준히 해야 된다는 사실, 심지어는 그 기준이 컨디션이 좋은 날이라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그리고 그 부담감은 꾸준함의 가장 큰 적이었다.
다른 말로는 완벽주의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내 ADHD 특징 중 하나가 '극한의 효율충'이라는 것이다.
같은 노력으로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그런 마음이 항상 있다.
그러나 패기롭던 20대를 지나 30대로 접어드니 단순히 결과를 보기보다는 '과정'과 '노력'에 마음이 많이 가더라.
노력과 과정은 내가 온전히 만들 수 있지만, 결과는 내가 다룰 수 있는 비중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경시했던 꾸준한 노력의 힘을 점점 느끼고 있다. 마치 '복리'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매일 같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가짜 꾸준함이 아니라, 결과가 때로는 평소보다 부족하더라도 꾸준히 시도하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진짜 꾸준함이라 생각한다.
시작은 보잘것없어 보이고 때로는 며칠 쉬다가 풀컨디션으로 컵에 물을 잔뜩 채우는 것이 더 좋아 보이지만, 그보다는 하루하루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그게 가장 어렵지만 쉬운 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런 마음은 마음을 참 편하게 했다.
요즘 인스타에 많이 뜨는 ADHD 릴스처럼, ADHD인으로서 산다는 게 참 정신이 없이 느껴질 때가 많은데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또래보다 뒤처져있어서 빨리 가야 한다는 마음과 높은 효율을 내고 싶다는 생각들이 나를 많이 불편하게 했나 보다.
상황은 여전히 똑같다.
하지만 아무 걱정이 없던 때처럼 평온하다.
그러니 오히려 더 꾸준함을 실천할 수 있다.
내가 무시했던 생각이 사실은 괜찮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그것을 넘어 내 삶의 가치관이 된다는 것은 참 놀라운 경험이다.
브런치 연재도 그래서인지 그 전의 글쓰기들보다 더 편안하다.
가장 좋은 글을 쓰는 것보다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더 무서운 힘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좋은 생각은 나를 더 나답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