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그만둔 거야?

by 낑깡이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엄마는 물었다.

이제 슬슬 비밀을 말해야지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먼저 터트렸다.


통화 중에 나온 말이라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어~ 맞아.”라고 짧게 대답한 뒤 끊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머리가 복잡했다.

새로운 일을 위해 교육을 받는 중이었다.

그래서 교육이 끝나면 말하려고 했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냐고 하면 엄마가 걱정할까 봐, 엄마가 싫어하니까라고 대답할까

게을러지기 싫었다고 할까

대답을 하다가 괜히 엄마를 원망하게 될 것 같았다.


엄마는 왜 말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묻지 않았다.

그동안 어딜 갔었는지 언제쯤 일은 그만둔 건지에 대해서만 물었다.

묻지 않는 엄마가 나를 원망하고 실망하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

괜찮은 척했지만 서운함이 밀려왔다.


엄마도 어느 정도는 눈치를 채고 있었다.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서 나를 추궁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내 후임자를 마주쳐 알게 되었다고 했다.

조금 허무하게 들켜버렸다.


엄마와 나는 친한 편이지만

중요한 결정이나 속마음은 나누지 않는 사이이기도 했다.

서로의 마음은 추측으로 남겨둔 채 그날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다음날 엄마는 조용히 꽤 큰돈을 나에게 건넸다.

밤새 속상해했을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괜히 나도 돈 있다며 거절하며 웃었다.

밖에서 밥도 사 먹고 하라는 말에서 날 아끼는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 그리고 그렇게 밖에 표현 못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도 그랬다.

말로 고마움이나 미안함을 표현하기보다 적절한 선물이나 돈으로 해결했다.


그동안 거짓말을 하는 게 걸려서 엄마와의 대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이제 다시 엄마한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뭐든.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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