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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지성 Aug 29. 2022

생의 한가운데, 다시 행복을 생각하며

중년의 행복

철학의 아버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하였다. 그는 행복을 '최고의 좋음'이라고 표현하며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우리는 막연히 행복을 꿈꾼다. 그러다 어느날 불행이 덮치거나, 삶이 너무 고독해서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할 때에야 행복의 길을 갈구하게 된다. 때때로 자극적인 쾌락이 행복인 듯 착각하며 살기도 하고 돈이나 권력이 행복한 삶을 보장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욕망의 노예가 되어 살기도 하며, 어떤 거대한 목표를 성취해야 행복해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만 하고 살기도 한다. 그러다 중년이 되면 그렇게 거창한 삶이 가능하지도 않고 사실 딱히 필요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저 지금처럼 무탈한 삶이 행복한 삶일거라 애써 자족하며 살다가 문득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불안하기도 하다. 행복은 사실 허무할 정도로 단순하다. 


리처드 스코시는 “행복이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안정적인 일터에서 즐겁게 일하고 동료들과 한잔 걸친 후 집에 가서 (배우자와)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언뜻 보기에 지극히 단순하고 평범해 보이는 이 문장 안에는 짧은 출퇴근 시간과 직장의 안정성, 좋은 직장 동료관계, 사랑하는 배우자의 존재와 같이 ‘좋은 직장과 화목한 가정’의 요소가 들어가 있다.


행복은 ‘즐거움과 의미의 포괄적 경험’이라고 정의되기도 한다. 탈벤 샤하르는 행복하다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이익이 함께 있어야 하며, 현재의 이익이 즐거움을 의미한다면, 미래의 이익은 삶에 있어 의미를 갖는 것을 말한다면서, 이처럼 현재의 즐거움과 미래의 지속가능한 즐거움이 접목되어야 행복이라고 했다.


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은 결혼생활, 우정, 수입, 성적, 건강을 포함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보다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특히  기혼자, 종교가 있는 사람, 외향적인 사람, 낙관적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한 것으로 일관되게 증명되었다. 수많은 연구에서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하면서, 특히 모든 종류의 대인관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는 친밀한 배우자/연인 관계라고 규정했다.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공평하고 친밀하며 서로 돌봐주면서 평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 관계보다 강력한 행복의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면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관계를 지속가능하도록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배우자와 연인이 가장 파워풀하지만 그런 관계가 없다면 형제자매, 사회적 관계를 더 적극적으로 맺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식사를 한번 더 하는 일상을 가지라고 서은국은 조언한다. 


결론적으로 행복학의 대가들이 조언하는 행복의 조건은 관계의 중요성과 내면의 가치이다. 연인, 가족, 친구와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을 가능한 많이 가지며 사는 것, 거기에 외적인 조건에 연연하지 말고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성찰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우리 모두가 그토록 바라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중년이 되면 자연스레 성찰하는 삶으로 변환된다. 조용히 내면에 귀기울이며 살아온 세월을 정리하고 남은 세월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때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것인가 하는 거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러한 심리학자들의 말을 되새겨봄직하다. 그리고 하나 더, 흔히들 성공적인 부부관계의 열쇠는 천생연분을 만나냐의 여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행복한 관계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운명적 만남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관계를 보살피는 것’이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것이다. 


“기쁨을 느낄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기쁨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행복은 쌍둥이로 태어난다”  - 로드 바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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