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든, 물건이든, 현상이든, 마음이든,
대상을 막론하고,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은,
테이크아웃 커피의 컵 뚜껑에 생긴 틈과 같다.
꽉 닫혀 있을 거라고 근거 없이 막연히 믿었다가,
입 언저리와 옷으로 뜨거운 커피가
왈칵 쏟아졌던 적이
몇 번이었나.
하얀 바지가 순식간에 얼룩져 난감해진 적이
몇 번이었나.
뚜껑이 없었다면 애초에 경계했었을 것을.
다만,
SNS에 범람하는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는 등의 싸구려 조언들을 냉소적으로 내뱉는 사람들의 눈빛이 얼마나 허무하고 초점 없는지 봤기에,
나는 희망을 얘기하려 한다.
기대하라, 바라고 소원하라, 말하라, 행동하라
그리고 감사하라, 여전히 살아 있음을.
잠을 깨워 줄 여분의 따뜻한 커피는
아직 컵 속에 남아 있으니
감사하게 모닝커피를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