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삶을 가볍게
언젠가 살아보고 싶은, 나의 프로방스
하루하루 정신없는 일상들을 살아가다 보니 책을 예전보다는 가까이하지 못했던 세월이 근 10년이 넘었다. 반성한다.
책 속에 길이 있고, 인생의 해답이 들어 있는데 그동안 나 자신을 챙기지 못한 채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길었다.
이제라도 내 마음의 소리를 내어보자고 서툰 글이라도 쓰기로 한 이상, 적어도 일주일에 한 권 정도는 꼭 읽어야겠다.
요즘 오래전 읽었던 책 중에서 내 마음에 특별히 들어온 책들을 다시 한번 꺼내어 읽어 보고 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영국 작가 피터 메일리가 쓴 ‘나의 프로방스’라는 여행 에세이집이다.
작가가 프랑스의 프로방스 뤼베롱 시골마을에서 보낸 1년 동안의 시골생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따뜻하고 재미난 책이라 여러 번 읽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을 많이 했던 책인데 누군가에게 한 번 빌려주고는 그 책을 다시 돌려받지 못했다.
그 이후로 다시는 누구에게도 내가 아끼는 책을 빌려주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절판이 되어서 다시 소장하고 싶어도 구매할 수 없는 책이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라벤더 꽃밭으로 둘러싸인 돌벽 집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었는데…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다시 중고서적 매장을 뒤져보아야겠다.
커버 표지만큼이나 책 안에 펼쳐진 이야기는 평화롭고 위트 있고 잔잔하고 그리고 따뜻하다. 책을 읽는 동안 프로방스 어느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있는 듯하다.
어느 영국 작가 부부가 프로방스 지방의 풍경에 흠뻑 매료되어, 덜컥 뤼베롱의 2백 년 된 농가를 구입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프로방스 뤼베롱 지방에서 보낸 봄, 여름, 가을, 겨울 동안 펼쳐지는 한없이 유쾌하고 따뜻하고 평화로운 유유자적한 시골 생활 이야기를 더욱 정감 있게 표현해 주는 건 펜과 수채화 물감으로 그려진 삽화이다.
읽는 재미만큼이나 삽화 보는 재미도 한몫한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아끼듯 책을 읽은 후 눈을 감으면, 라벤더 향기와 포도주 향에 취한 듯 마치 그곳에 내가 있는 느낌이 든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 속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외로움과 살아가는 괴로움을 느낄 때, 나는 종종 상상의 세계로 도망치곤 한다.
프로방스는 상상의 세계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오롯이 사계절의 프로방스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내게도 있었으면 한다. 내 생에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프랑스 시골마을에서 펼쳐지는 정감 어린 사람 사는 이야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 포도주 익어가는 마을 풍경, 맛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어느 날 문득, 가방을 싸서 조용한 시골마을에 눌러앉아 요즘 유행하는 ‘한 달 살기’가 아닌 ‘일 년 살기’를 체험하고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글도 써보고 싶다.
책 내용에도 나오지만 숲을 뒤지며 송로 버섯을 찾아보고도 싶고, 포도를 수확해서 포도주도 만들어보고 싶고, 치즈를 직접 만드는 경험도 해보고 싶다.
어느 볕 좋은 날, 라벤더 향기 맡으며 해먹 위에서 편안한 낮잠도 자고 싶다.
오늘도 이렇게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