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차마 드리지 못한 문자 메시지에서 발췌.

엄마 미안해.

by 강승원

엄마, 나는 엄마를 늘 너무나도 사랑하고 또한 존경하지만 말이야. 엄마를 생각하면 늘 마음 한 구석이 애틋해지지만 말이야.


엄마는 대선 때 이명박에게 표를 줬잖아. 그리고 박근혜에게도 표를 줬잖아. 그리고 문재인에게도 표를 줬잖아. 이 정도라면 이제 대선 투표라는 것을 포기할 때도 됐잖아.


엄마, 아무리 부모 자식 관계라도 말이야.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라며 강요할 수는 없는 거야. 심지어 38살 먹은 아들에게는 더욱더 말이야.


엄마가 멍청한 새끼에 나라 망쳐버릴 놈이라고 말하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의사이자 의과대학의 학과장을 맡았고 그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성공한 벤처기업의 대표를 해내고 카이스트의 교수를 했던 사람이야.

또 한 명은 나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서울대 법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검찰 총장까지 지냈으니 엄마 말처럼 멍청한 사람까지는 아닐 거야. 엄마.


나는 엄마가 왜 자꾸 그 사람을 지지하는 줄 너무나도 잘 알아. 그래서 마냥 엄마의 그런 점을 비난하는 것도 나는 불효자처럼 느껴져. 그치만 내가 좀 더 열심히 벌어서 차라리 내가 용돈을 더욱 자주 드리면 안 될까?


나 볼 때마다 자꾸 “기호 1번 찍어라. 안 그러면 너네가 정말 힘들게 살게 될 거니까.”라는 말은 이제 그만했으면 해.


그리고 추신 하나마저 드리자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빌 게이츠가 만든 게 아냐 엄마.. 그 사람이 만든 건 윈도우야.. 그러니까 유튜브 좀 제발 그만 봐..


혹시나 오해할까 싶어 거듭하는 말이지만 진심으로 사랑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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