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치매는 이어진다.
언제까지고 그저 하염없이 흘러갈 뿐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남은 시간들을 소중하게 다루는 중이었다.
할머니에게 치매라는 병이 생긴 지 벌써 3년 정도가 지난 거 같다.
멀리서 보면 옛날과 다를 바가 없는 할머니인데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옛날과는 다른 점들이 많았다.
다른것들 보다 그런 것들이 무서웠다.
분명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시지만 할머니의 기억은 미궁에 빠져있었다.
그런 순간에도 항상 할머니는 자식과 손자 생각뿐이었다.
할머니는 나와 동생을 만나기만 하면 용돈을 계속 주시려고 한다.
항상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고 하시고 어떤 일이든 자식과 손자 먼저 생각해 주신다.
할머니의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다.
그건 기억이 아니라 마음 그리고 본능이라서 그런 걸까.
내 마음도 다르지 않다.
이젠 없으신 할아버지를 포함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항상 사랑하고 있다.
내 시간을 할애해서 만나 뵙고 싶고 더 많은 것들을 나누고 싶다.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 이 행복한 순간들이 길게 지속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항상 가족에게는 감사하고 있다.
특히 우리 가족에게 감사하고 있다.
성인이 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고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가정이 우리처럼 화목하지 않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래서 더 감사하고 사랑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것은 내가 가장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간이 길게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어떤 마음일까.
어머니는 또 어떤 마음일까.
할머니는 어떤 마음일까.
우리의 앞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짧은 한편의 시가 있다면 은은하게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적당한 한편의 영화가 있다면 기승전결과 해피엔딩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다란 한편의 드라마가 있다면 행복한 순간이 길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