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지쳐가는 아버지

아버지가 지쳐가고 있다.

by 이이구

아버지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명백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씩 피폐해지는 게 느껴졌다.

아버지는 고모들과 큰아버지가 가족이지만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하셨다.

너무 다들 돈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아버지의 말씀.

자신의 가족이기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모순이고 창피하기는 하지만 아버지는 그동안 부모에게 받은 게 얼마인데 너무한 거 같다고 이야기하셨다.


어머니의 생각을 조금 달랐다.

고모나 큰아버지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도 어느 정도는 고모들과 큰아버지의 행동에 동의하시는 바였다.

다들 이제는 자신의 가족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어머니보다는 자식이 더 중요한 게 당연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어머니는 자신도 그렇다고 이야기하셨다.

하지만 아버지는 달랐다.

그에게는 부모가 먼저였다.


물론 어머니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있다.

아버지가 주말마다 할머니 집에 가기 시작한 게 할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면서였다.

어머니는 처음에 싫어하셨지만 아버지가 그걸 너무 하고 싶어 하셔서 그냥 두셨다.

그 결과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후회가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버지는 항상 어머니에게 감사해한다.

어머니도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이해를 해주시려고 노력한다.



“나는 어머니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

“나도 알고 있어. 당신이 그때 아버지한테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없었다며. 그래서 지금도 딱히 말리지 않는 거야.”



두 사람의 대화에 은은한 따스함이 있었다.

그리고 나와 동생도 어머니와 같은 마음이다.

사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의 노력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최선을 다하면서도 우리 가족의 아버지 역할에도 최선을 다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나나 동생이 멀리 가야 할 때는 항상 데려다주셨고 가족들에게 깜짝 선물을 많이 하셨다.

항상 가족끼리의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셨고 항상 애정을 많이 표현해 주신다.

가끔씩 어머니와 맛있는 식사를 하러 나가셨고 퇴근을 하는 길에는 나와 동생이 좋아할 만한 아이스크림이나 간식을 사 오시기도 하셨다.


그래서였던 거 같다.

아버지는 너무 모두에게 진심이었다.

너무 많은 진심에 아버지가 지쳐가는 게 보였다.

내가 아버지에게 조금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에는 아침이나 저녁에 아무 이유 없이 아버지를 안아드린다.

그의 환한 미소가 나에게도 큰 힘이 된다.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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