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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제 Jan 06. 2024

일본 술 무한리필은 처음인데 죽을때까지 마셔보자

일본의 술 무한리필 노미호다이

일본에는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라는 개념이 있다.

타베호다이는 먹는 음식의 무한리필.

노미호다이는 마시는 음료, 술의 무한리필.

타베호다이는 야키니쿠가게나 샤부샤부 가게 같은 곳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노미호다이는 꽤나 많은 가게에서 볼 수 있었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비스트로에도 노미호다이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타베호다이는 경험해본적이 많지 않지만 노미호다이는 경험해볼 일이 많이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노미호다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내가 얼마나 마실 수 있는 지 궁금해졌다.

문득 어느정도 까지 마실 수 있을 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20살때는 그래도 술을 꽤나 잘 먹는 편이었기에 노미호다이에서 어느정도 마실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물론 지금은 옛날처럼 마시지는 못하지만 그 호기심 때문에 일단 괜찮아보이는 노미호다이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


메뉴


그렇게 처음으로 가본 가게는 토리야로라고 하는 엄청나게 싼 가격의 안주를 파는 이자카야였다.

가격대가 저렴하다보니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혼자서 가게에 방문해 노미호다이를 부탁했다.

노미호다이는 2시간, 3시간 그리고 가게가 마감할때까지의 옵션이 있었는데 나는 일단 2시간만 부탁했다.

술 무한리필 두시간의 가격은 9000원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메뉴
레몬사와


안주들은 양이 많지 않은 대신에 2500원에서 5500원 정도로 저렴했고 그 종류가 다양했다.

노미호다이로 먹을 수 있는 술들이 적혀있는 안내판이 있었는데 대충 읽어보아도 그 수가 50가지는 되어보였다.

맥주를 먹기 위해서는 추가요금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맥주는 제외하고 마셔보기로 했다.


하이볼부터 레몬사와를 비롯한 여러가지 과일맛들의 사와.

고구마소주와 보리소주.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매실주, 복숭아주, 사과주와 같은 과일주.

우롱하이, 녹차하이 같은 하이종류들 까지.

정말 다양한 술들이 존재했다.


하이볼


너무 많은 술들을 있어서 주문을 하기가 참 힘들었다.

어떤 술을 마셔보아야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고 나는 일단 기본적인 술들 부터 마셔보기 시작했다.

일단 첫 잔은 레몬사와.

흔하게 먹던 맛의 레몬사와였다.

레몬의 상큼한 맛과 탄산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노미호다이와 함께 먹을 에다마메, 꼬치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이 올때 즈음에 다 마신 레몬사와.

나는 곧바로 하이볼을 주문했다.


고구마소주

일본의 하이볼.

한국의 달달한 하이볼과는 다른 느낌의 위스키와 탄산이 강한 탄산수만 들어간 하이볼.

시원하게 내 목을 타고 내려가는게 느껴지는 상쾌함이 있는 술이었다.

탄산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 다음에는 고구마소주의 온더록을 주문해보았다.

고구마소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대하고 마셔보았는데 생각보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렇게 고구마소주를 빠르게 마셔버리고 주문했던 사와들.


안주
안주
사와
사와


망고, 백도, 사과 사와들을 마셔보았는데 정말 달달한게 맛있었다.

그런 과일맛 사와들과 함께 주문한 메추리알 조림과 타코와사비.

내가 좋아하는 안주들에 새롭게 먹어보는 술들.

행복한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맥주처럼 도수는 낮고 용량은 큰 술들을 마시다보니 어느 순간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었다.

그렇게 화장실에 들어가면 보이는 작은 안내판.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물어보는 고양이사진과 각 잔에 따른 코멘트들이 적여있었다.

1,2잔에는 에 이정도 밖에 못먹어? 뭐하러 온거야? 같은 도발적인 멘트가 적혀져있었다.

5,6잔에는 뭐 적당하네, 조금은 마실줄 아네 같은 말들이.

9,10잔에는 내일, 괜찮아? 알코올의 신이야 같은 말이 적혀져 있었다.

그리고 가장 위 11잔에는 죽는거야? 라는 멘트가 젹혀져있었다.

녹차하이
모시조개탕


그 후로도 계속해서 녹차하이를 주문해보았다.

살짝 씁쓸한 맛이 나는게 꽤나 내 취향의 술이었다.

노미호다이의 라스트오더 시간이 다 되어서 나는 모시조개탕과 개인적으로 오늘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과 츄하이를 주문했다.

그렇게 마신 8잔 정도의 술.

도수가 낮은 술들이었기 때문에 취하지는 않았지만 탄산감이 배에 가득했다.


노미호다이를 처음으로 경험해보고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던 나는 가끔가다 한번씩 노미호다이를 이용하는 날들이 있었다.

혼자서 술이 마시고 싶은 날이나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노미호다이로 엄청난 양의 술들을 목안으로 들이부었다.

아르바이트 회식자리도 노미호다이였는데 이때는 혼자서 위스키를 들이붓다가 결국 가장 먼저 취하고 말았다.

다양한 술들을 마실 수 있는 노미호다이.

술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무한리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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