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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제 Feb 23. 2024

일본 이토 온천 그리고 료칸에서 먹은 카이세키

일단 사케부터 주문하고 생각할까…

일본생활이 마무리되어가던 2월 나는 아타미로 여행을 떠났다.

아타미의 신사와 바다, 벚꽃을 보고 숙소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의 꽃인 카이세키가 기다리고 있었다.

체크인을 하고 잠시 쉬다가 곧바로 카이세키를 먹으러 갔다.

시간에 맞추어 식당으로 가니 이미 전채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자리에 앉자 웨이터분이 오셔서 음료를 물어보셨다.

나는 메뉴를 보다가 추천 사케 3종 모음이 있어서 사케를 주문했다.


전채요리


전채요리는 총 4개가 있었다.

유바와 테린, 호두와 사과 무침 그리고 생선을 살짝 튀긴듯한 요리가 올려져 있었다.

처음에 유바를 한입 먹었는데 이게 정말 위험할 정도로 맛있었다.

그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고급스러운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너무 맛있는 음식을 첫 입에 먹은 덕분에 그 이후로 먹는 음식들이 조금 덜 맛있게 느껴졌던 게 아쉬웠다.

물론 호두와 사과 무침도 깨 소스를 이용해 고소하고 달달해 전채요리로써는 아주 좋았지만 이 유바의 충격이 차마 가시지 않았다.

또 다른 요리는 얇은 생선을 살짝 튀겨 새콤한 소스가 뿌려져 있는 음식이었는데 에스카베슈의 느낌이 조금 났다.

그리고 같이 있던 돼지고기 테린으로 보이는 음식.

이게 두 번째로 맛있었는데 돼지고기인지 닭고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밀도가 높은 테린이었다.


사케


그리고 나온 사케 3종모음.

지역 사케 3종이 나와서 한 모금씩 마셔보았다.

2개는 마시기 쉬운 목 넘김이 깔끔한 사케였고 하나는 조금 무거운 느낌의 사케였다.

마침 전채요리를 다 먹고 회가 나오던 순간이었기에 사케와 같이 회를 즐길 수 있었다.

회는 그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쫄깃하고 신선한 게 평소에 먹던 회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마침내 테이블을 담당해 주신 웨이터분께서 음식이 떨어지는 순간이 될 때쯤에 바로바로 다음 음식을 가져다주셔서 끊김 없이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돼지고기
대게탕


회를 다 먹자 나온 돼지고기 찜.

버섯 소스 그리고 머랭과 함께 먹는 돼지고기 요리였는데 한번 익힌 다음 마지막에 겉에만 살짝 익힌 요리라고 말씀해 주셨다.

같이 있는 버섯소스와 머랭 그리고 무가 아주 잘 어우러졌다.

고기는 굉장히 부드러워서 젓가락만으로도 먹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돼지고기를 먹는 도중에 나온 대게탕.

조금은 화로에서 익혀 먹어야 되는 요리라 그런지 조금 일찍 나왔다.

화로에 올라가서 천천히 뜨거워지는 대게탕은 돼지고기를 다 먹을 즈음에 딱 먹기 좋은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먹은 대게의 살들.

오랜만에 먹는 대게의 맛은 일품이었다.

정말 사랑하는 음식이지만 자주 먹지는 못하는 대게.

장어나 회 같은 요리는 그래도 가끔가다 먹을 수 있지만 이 대게는 좀처럼 큰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먹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일부러 대게가 포함된 카이세키를 찾은 것 이기도 했다.

대게의 살이라는 살은 전부 발라먹었다.


만두
식사


그 후로 나온 만두찜 비슷한 요리.

안에는 새우와 고기가 들어있는 중화요리였다.

겉에 내용물을 감싸고 있는 부분은 조금 더 녹진한 느낌이 있었고 안에 있는 속은 부드러웠다.

나온 요리들을 다 먹고 나니 밥과 국 그리고 튀김들이 나왔다.

튀김은 두 종류로 작은 물고기 튀김과 꽈리고추 튀김이었다.

이 꽈리고추를 굉장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기지 않을 수 없는 메뉴였다.

작은 물고기도 열빙어의 맛과 비슷해 간장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디저트


밥을 다 먹으니까 나오는 딸기쥬레 같은 디저트와 말차.

비싼 가격의 카이세키는 아니었지만 엄청나게 만족한 코스 요리였다.

나오는 재료와 서비스를 생각했을 때 도쿄라면 이 두 배의 가격을 지불해야 먹을 수 있는 퀄리티의 요리였다.

만족스러운 카이세키를 먹고 온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온천과 료칸 그리고 카이세키.

행복한 하루의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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