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들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음원 유통사들이 별도의 유통비를 받지 않고, 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형태로 진행했다. 단순히 유통만 맡길지, 최신 앨범의 노출이나 마케팅까지 포함할지에 따라 수수료 차이가 나는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엔 AI 생성 음원이나 독립 아티스트들의 발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반면 스트리밍 단가는 시대가 바뀌어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청취자가 늘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만 많아지니, 수익은 점점 잘게 나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유통사 입장에서도 관리해야 할 곡은 늘어나지만, 그만큼의 수익은 줄어든다. 결국 이런 흐름 속에서 생겨난 것이 ‘연간 구독형 유통요금제’다. 정해진 요금을 내면 유통은 해주되, 대신 발생한 수익은 100% 제작자가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이미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나 기획사에게는 유리하다. 유통비만 내면 이후 수익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신규 아티스트에게는 상황이 다르다. 유통비를 부담해야 하고, 그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면 결국 비용만 쓰고 발매가 끝나는 구조가 된다.
결국 지금 시대의 창작자에게 필요한 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지속 가능한 창작이다. 넷플릭스를 구독만 해두고 영상을 안 보는 것과 같다. 유통비를 낸다면 그만큼 꾸준히 만들고 발매해야 한다. 두 번째는 저작자로서의 권리 확보다. 스트리밍 단가는 낮지만 저작권의 가치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현재 AI로만 만든 곡은 저작권 등록이 어렵다. 창작 과정에서의 기여도를 높이고 명확히 해야, 저작권자로서의 곡을 늘려갈 수 있다.
앞으로 저작권의 가치는 단순히 스트리밍 수익을 넘어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AI 트레이닝 데이터로서의 활용이나 커스터마이즈용 라이선스 형태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AI가 음악을 학습하거나 특정 아티스트의 스타일을 모방할 때, 그 원본 데이터를 제공한 창작자에게 사용료나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음악이 ‘듣는 콘텐츠’에서 ‘학습되는 데이터’로 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작권 관리 방식도 바뀌고 있다. 앞으로는 블록체인이나 메타데이터 기반으로 음원의 사용 이력이 자동으로 추적되고, AI 학습에 어떤 데이터가 쓰였는지까지 기록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게 가능해지면 단순히 ‘내 음악이 재생됐다’가 아니라, ‘내 음악이 학습됐다’, ‘샘플로 사용됐다’라는 새로운 저작권 발생 조건이 생긴다.
결국 창작자는 단순히 음원을 발매하는 사람을 넘어, AI 생태계의 데이터 제공자이자 저작권 지분자로서 위치하게 된다. AI가 음악을 쉽게 만들어도, 오히려 ‘원작자의 이름이 명시된 음악’의 가치가 더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중요한 건, AI 시대에도 ‘누가 더 많이,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남기느냐’이다. 끊임없이 창작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저작권을 쌓는 사람만이 이 새로운 구조 속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