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을 준비할 때가 왔다. 그동안은 한 곡씩 싱글로 나누어 내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앨범, 하나의 이야기로 조각을 맞춰 음악을 발표해 왔다. 이번 작업은 그래서 네 번째 정규 앨범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창작의 시간과 녹음의 시간은 동시에 흘러갈 수 있지만, 나는 늘 대부분의 곡들을 완성한 뒤에 녹음을 시작하는 편이었다. 연말까지는 대부분의 곡들을 완성하려 한다.
이번 앨범은 유독 마음이 무겁다. 시간이 흐를수록 창작의 시간이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창작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빠듯해진 탓일 수도 있고, 음악이 세상에 나왔을 때 그것을 알리기 위해 투자가 얼마나 필요한지 이미 경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은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발매를 향한 의지에서가 아니라, 내 안 깊은 곳에서 끌어올려지는 무언가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이야기의 방향은 잡아둔 상태이지만 그 이야기를 어떤 장르와 어떤 사운드로 담아낼지는 직접 곡을 써보며 찾아갈 생각이다. 요즘은 오히려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많이 불러야겠다는 마음이 커져서, 이번 앨범은 보컬 중심으로 흘러갈 것 같다.
AI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편곡이나 확장의 아이디어는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음악의 영감은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어야 한다. 상업적인 고려가 크지 않은 작업이기에,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나’ 일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새 앨범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새로운 브런치북으로 연재해 보려 한다. 곡 하나하나가 완성되어 가는 순간들을 기록한다면, 그것 역시 앨범의 일부가 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