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확장하는 작곡가의 상상력

by 하늘해


AI 음악의 발달은 현재진행형이다. 몇 달 전 강의나 브런치 콘텐츠에서 소개했던 내용조차도, 지금은 이미 더 진화된 기능들이 등장하고 있다. 처음은 음악이 필요하지만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했다면, 이제는 음악을 하고 있는 뮤지션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만큼 발전한 거 같다.


요즘 가장 인상 깊은 점은, 가사와 멜로디, 노래 형식까지 완성된 곡을 SUNO에 넣으면 기존 가사와 멜로디를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운 편곡 버전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자작곡은 있지만, 편곡이나 연주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어 음원 발표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보통 편곡가나 세션 연주자를 섭외해 작업을 진행하면 비용과 시간이 들고, 무엇보다 내가 의도한 방향을 정확히 전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내가 생각한 방향을 ChatGPT와 상의해 프롬프트를 만들고, 그 내용을 SUNO에 넣어 다양한 버전을 생성하며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단순히 편곡가나 연주자에게 들려줄 데모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악기별로 분리된 파일을 받아 바로 음원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AI로 편곡한 반주를 바탕으로, 녹음·편집·믹싱·마스터링만 의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물론 AI가 만든 반주에도 오류나 어색한 부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검수와 디렉팅은 여전히 필수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반주를 먼저 만들고 나중에 가사와 멜로디를 붙이는 방식이다. 직접 반주를 만들다 보면 자주 쓰는 코드 진행이나 편곡 패턴에서 벗어나기 어렵지만, 내가 구상한 4마디 혹은 8마디의 샘플이나 코드 진행을 넣고 SUNO를 활용하면 훨씬 확장된 형식과 새로운 멜로디, 장르로 변주해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모두, 단순히 AI로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든 가사와 멜로디에 맞는 반주를 얻거나 새로운 반주에 가사와 멜로디를 붙이는 방식으로 작사·작곡가로서의 역할을 100% 해내면서도, AI를 적절히 활용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내가 생각한 방향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올가을에는 그동안 발표했던 발라드 곡을 골라 AI로 리메이크해 공개해볼 계획이다. 내가 해석한 방향과 또 다른 색깔이 담긴 곡들이 완성될 것이고, 그 과정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다만 정식 발매는 하지 않고 유튜브에만 업로드할 예정이다.


AI가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몇 달 뒤 혹은 몇 년 뒤 어떤 신기능이 나올지 알 수 없기에 우선 발매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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