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하고 싶은데, 기계가 무서운 당신에게

by 하늘해


음악을 좋아하고 작곡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부딪치는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음악의 이론이나 악기 연주를 익히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한 가지가 될 수 있지만, 또 하나는 ‘기계 작동’에 대한 부담감이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기본적인 기능만 활용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장비 설치 등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인 투자에 대한 부담도 있겠지만, 사실은 ‘작동 자체’에 막막함이 있어서 시작할 엄두가 안 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음악 창작 = 기계 작동이라고 정의하는 건 옳지 않다. 기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오히려 부담감을 주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학습도 하지 않는다면, 점점 빨라지는 커뮤니케이션 속도 안에서 오히려 시간과 경제적인 투자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생각해봐야 한다.




예전과 비교한다면, 장비 연결에 대한 부담은 크게 줄어들었다. 사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그리고 녹음이 가능한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만 있어도 음악 창작은 가능하다. 여기에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더해진다면, 그 연결 방식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USB로 노트북에 꽂아주면 끝이다. 마이크와 스피커 역시 노트북이 아닌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된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또 우리가 컴퓨터 안에 있는 피아노나 기타 음색을 활용하되, 연주는 건반 모양의 마스터 키보드에서 할 수 있는데, 이 역시 USB로 연결하면 별다른 세팅 없이도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문제는 결국 음악 프로그램 활용에 대한 막막함이다. DAW를 처음 접하면 생소한 용어들로 구성된 다양한 메뉴와 기능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그 자체에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생각이 필요하다.


첫째는 우리가 이미 사용하는 문서 작성, 디자인, 영상 편집 등의 프로그램과 공통 기능이 무엇이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생성하고, 저장하고, 이후에 mp3 파일로 추출하는 부분은 사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구조다. 영상 편집이라면 영상 파일로, 디자인 작업이라면 이미지 파일로 추출하는 것처럼, 음악 프로그램도 mp3나 wav 파일로 최종 결과물을 추출한다.


프로젝트 파일과 음악 파일은 다르다. 프로젝트 파일을 저장해서 누군가에게 전달한다는 건, 그 사람이 열어서 수정하거나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우리가 엑셀 파일이나 한글 파일을 주고받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반면, 추출(익스포트)하는 파일은 현재 기준에서의 최종 결과물을 뽑아내는 것이다. 처음에는 프로젝트 파일을 생성하고, 기존 파일을 열어보고, 재생하고, 추출해 보는 것만 반복해도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툴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이런 공통 기능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다가가는 편이다.


두 번째는 모든 기능을 다 학습하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다. 작업할 때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은 생각보다 굉장히 한정적이다. 모든 기능을 다 마스터하겠다는 자세로 학습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정작 작업할 때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기능만 골라서 배우는 ‘선별 학습’이 중요하다.


이 선별 학습은 유튜브나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들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어렵지 않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음악 프로그램에 보컬이나 악기 녹음이 필요한 경우라면, 녹음하는 방법만 먼저 익히면 된다. 처음부터 음악의 모든 작업을 끝내겠다는 각오보다는, 녹음 / 편집 / 믹싱 등 주제별로 나눠서 학습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나도 처음에 프로툴즈라는 프로그램을 배웠을 때, 친한 엔지니어에게 보컬 녹음하는 부분만 배웠다. 녹음하고, 간단한 편집을 하고, 추출하는 과정까지만 익히고, 그것만 굉장히 오랫동안 반복해서 활용했던 기억이 있다. 조력자가 있다면, 필요한 부분만 내가 직접 맡아서 익숙해지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지금 밴드랩을 활용한 강의를 진행 중인데, 샘플을 활용해 BGM을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면, 복잡한 편집보다는 간단한 믹싱과 추출 과정에 익숙해지는 것이 우선이다. 샘플들은 이미 편집 과정을 거친 것들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디테일한 편집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이런 식으로, 지금 내가 작업을 위해 수행해야 하는 것과, 조력자나 누군가에게 부탁할 수 있는 작업을 나누는 것. 그리고 서서히 나의 관여도를 높여가는 것. 이런 흐름이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학습 방향에 대한 컨설팅 혹은 상담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정보는 이미 공개되어 있지만, 지금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 선정, 기능 학습 등은 생각보다 굉장히 개인적인 영역이다.


그래서 이런 도움들을 계속 드릴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고민하고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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