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려 애써보아도 - 하늘해
길을 걷다가 뒤를 돌아볼 때 있죠
나도 모르게 그대 그리워질 땐
그때 그날의 아련한 기억들
진정 그게 지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멀어지려 잊어 봐도
그런 어느 날 문득 느껴진 내 바로 옆자리
벗어나려 애써 봐도
여전히 나는 맘 속 깊숙이
그댈 원하고 있죠 바보처럼
가끔이라도 바쁜 현실에 취해서
잠시 동안만 잊을 수만 있다면
또 한 번의 계절 바뀌고 지날수록
내 맘도 그대처럼 변해갈 수 있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멀어지려 잊어봐도
그런 어느 날 문득 느껴진 내 바로 옆자리
벗어나려 애써봐도
여전히 나는 맘 속 깊숙이
그댈 원하고 있죠 바보처럼
주체하기 어려운 날엔
그럴 땐 나는 어떡해야 하는 거죠
그 어떤 누구를 또 어디서
만나도 모든 게 그대뿐인 걸
그리움인 걸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마음에 비가 내려
멀어지려 잊어봐도
그런 어느 날 문득 느껴진 내 바로 옆자리
벗어나려 애써봐도
여전히 나는 뼛속 깊숙이
그댈 원하고 있죠 바보처럼
멀어지려 잊어봐도
그런 어느 날 문득 느껴진 내 바로 옆자리
벗어나려 애써봐도
여전히 나는
그댈 원하고 있죠 바보처럼
오랜 동료가 있다. 2003년 데뷔 이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작업하며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작곡가 박성준, 또 한 명은 기타리스트 김영민이다.
박성준 씨는 ‘DP’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해 왔고, 의사와 음악 활동을 병행해 온 멀티플레이어였다. 요즘은 의료 쪽에 집중하고 있어 음악 활동이 뜸하지만, 하늘해 1집에는 그와 함께 작업한 곡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오늘 소개하는 ‘벗어나려 애써보아도’, ‘궁금한 걸’, 그리고 앨범 마지막 트랙 ‘기약’은 모두 박성준 씨의 손길이 닿은 곡이다. ‘기약’은 그가 만든 연주곡이기도 하다. 이후 내가 초콜릿뮤직 레이블을 설립했을 때도 박성준 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작사, 작곡은 물론이고 편곡, 믹싱, 마스터링까지 도맡았던 그는, 그 시절 어떻게 이 많은 일을 혼자 해냈을까 싶을 정도의 멀티 뮤지션이었다. 지금도 음악적으로 고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의견을 구하는, 막역한 동료다.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다.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OST로 발표했던 ‘그 시간을 기억해’는 내가 직접 노래해야 하는 곡인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녹음 방향이 좀처럼 잡히지 않던 시기였다. 급하게 박성준 씨를 불러 디렉팅을 받았고, 덕분에 무사히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참 고마운 순간으로 남아 있다. (생각해보니 이 곡의 기타 연주도 김영민 씨가 녹음했다)
또 한 명의 동료는 기타리스트 김영민 씨다.
현재까지도 기타 녹음이 필요할 때면 주저 없이 달려와 주는 고마운 형이다. 처음 만났을 땐 치렁치렁한 머리에 메탈 기타리스트 같은 인상이었는데, 이후 음악 활동 중 직장 생활로 전환하여 현재는 회사에선 ‘이사님’, 음악에선 여전히 ‘기타리스트’로 두 가지 삶을 병행하고 있는 진정한 n잡러다. 형에 대한 기억은 단순히 녹음뿐만이 아니다. 녹음하러 올 때마다 늘 밥을 사주던 따뜻한 사람. 그 시절, 가난했던 나에게 형과 함께했던 녹음의 기억은 언제나 ‘따뜻한 밥’ 같은 장면으로 남아 있다.
오늘 소개하는 곡 ‘벗어나려 애써보아도’는 이렇게 박성준 씨와의 공동 작곡, 김영민 씨의 기타 연주가 합쳐져 만들어진 1집 앨범 수록곡이다. 여기에 랩 피처링은 MC 한새, 리듬 프로그래밍은 프리스타일 최지호 씨, 코러스는 김현민 씨가 참여해 주었다. 당시엔 다들 고맙고, 서로 도우며 함께 곡을 완성하던 시절이었다.
곡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미디엄 템포의 리듬이 초반부터 이끌어가고, 보컬은 그루비한 느낌을 살려 부르려고 했던 것 같다. 도입부는 내가 부른 멜로디 라인으로 시작하고, 후렴은 모두가 함께 부를 수 있도록 코러스를 풍성하게 구성했다. 가사를 다시 들여다보면 지금의 나와는 조금 다른 감성이다.그 시절엔 왜 그렇게 그립고 애틋한 감정이 많았을까. ’벗어나려 애써보아도’는 그 시절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아마도 2000년대 싸이월드 감성으로 기억될 만한 트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