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림 Apr 10. 2024

봄날이여,
진한 설렘으로 오라!

벚꽃은 봄바람과 함께 흩날려 사라진다

봄날이여 오라. 나에게 오라.

망설임 없이 진한 설렘으로 오라”

벚꽃 지고 아카시아 내음 나는 기억의 그곳으로 가자.

그렇게 격정의 하루가 찾아온다.

 

아파트 길 끝자락 공원 가장자리에 벚꽃이 한창이다

이제 벚꽃이 지면 그 공원 가장자리엔 싱그러운 아카시아 꽃 그 향기가 햇살에 더할 것이다

아름답지만 비릿한 향기가 열정을 불러 그 절정에 이른다. 

벚꽃 피면 지난 꿈같은 시절, 

다시 오지 않을 화려한 외출로 기억된 센티멘틀(Sentimental) 로맨스가 새삼스럽다.


그런 하루로 쩔쩔매게 하는 시기가 언제였던가? 

이제 다시 ‘벚꽃이 지는 날의 이른 밤’이다. 

벚꽃 지는 밤은 아쉽고도 서러운 날이다. 

벚꽃이 지면 봄과 함께 달콤했던 화려한 로맨스도 진다. 

 

이미 진 벚꽃, 남은 벚꽃마저도 사라진 계절. 

활짝 핀 저 벚꽃을 이미 진 살구나무 꽃을 시기하지 않는다. 

진 벚꽃 역시 피여 나는 아카시아 꽃을 연민하지 않는다. 

곧 자신도 지고 만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은 벚꽃 역시도 지게 마련이기에.

 

벚꽃이 지면 내 생의 봄날도 너와 함께 흩날려 사라진다

이제 곧 아카시아 꽃이 피면 지난 기억이 새삼스럽게 피어오른다

아무도 찾지 않는 무료한 일상의 심사가 그대로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벚꽃이 져 꽃잎이 흐트러지는 밤길은 우울한 하루의 끝 무렵이다. 

봄날이여, 오라 연두 빛 초록은 내 가슴에 숨 쉬고 있건만.

그리곤 아무도 찾지 않는 벌거벗은 여름이 찾아온다.

 

그렇게 격정의 하루가 지나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름다운 뒷모습을 만들어 간다는 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