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

by 윤성

불쑥- 날아든 돌멩이에

뒤통수를 맞은 오후


오늘따라 유난하게 뾰족한

돌멩이였다


마음에 피가 철철 흘러도 달아날 곳이 없어

자꾸 추락하는 입꼬리에

묵직하게 힘을 주다가

뜨끈한 덩어리를 삼키고 또 삼키다가


밖으로 나왔지

조금이라도 걷고 싶어서


근데 땅만 보고 걷다가

널 본 거야

보도블럭 틈을 비집고 나온 깽깽이풀


딴애들은 옹기종기 모여

사랑스러운 시선을 한껏 즐기고 있는데

너는

혼자 거기 있더라

어쩌다 거기로 날아가 싹을 틔웠니

이미 여러 번 밟힌 것 같았어


괜찮아

내가 말했지


괜찮아

아직 살아있잖아

곧 비도 오고 햇볕도 쨍-하니 뜰 거라는

식상한 위로는 하기 싫었어

언제 또 밟힐지 모르는데

언제 아예 뽑힐지 모르는데


그저 이 순간

살-랑 상쾌한 바람이 너를 스치잖니

보도블럭 사이 촉촉한 흙이 아직 널 지지하고 있잖니

설레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날아와서

그래

아직 살아있잖니


그리 말했지

그러자


괜찮아

네가 말했다


몇 번쯤 더 밟혀도 끄떡없을 목소리로

괜찮아

아직 살아있잖아

네가 말했어

보라빛 색깔만큼 선명한 목소리로 말이야


다시 들어와 앉은

나의 자리

묵직하게 힘을 주지 않아도 더 이상

입꼬리는 내려가지 않네

뜨끈한 덩어리도

목구멍으로 차오르지 않네


보도블럭 틈을 비집고 나온 깽깽이풀

네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