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달린 물고기

by 윤성

다리 달린 물고기에게

너는 왜

다리가 달렸니

물어보지 마세요


물어봐도 할 말이 없어요

걔도

모르거든요


그리고 딱히 이유가 없거든요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 건지

그냥

다른 물고기들에게서는 본 적이 없는 다리가 달린 게

신기해서 그러는 건지

징그러워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물어보는 거

굉장히

무례하게 느껴지거든요


불쾌하거든요


그러니까

물어보지 마세요


다리가 달려서

다른 물고기들이랑 달라서 네가

외로운 거라고

걱정하듯 말하지 마세요


물 속에만 사니까

걸리적거리기만 하고

다리 따위 쓸모 없을 것 같아도

사실

쓸모란 게 있거든요


걸리적대는 자갈을 밀어 치우기도 하고

누군가 위협할 때 마구 흔들면 공기 방울이 생겨

적의 시야를 흐리게 하기도 하고요


또 물결에 몸통이 홀랑 뒤집히려고 할때

균형도 잡을 수 있고


비늘 사이가 가려울 때 긁을 수도 있다고요


무엇보다 걔는

남들에게 없는 다리가 달린 게

스스로

마음에 쏙 든단 말이죠


그러니까 다리 달린 물고기에게

너는 왜

다리가 달렸니

물어보지 마세요


걔는

누구에게 한 번도

그런 걸 물어본 적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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