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비타민D는 필수
겨울이 오기 전, 여기저기서 비타민D를 꼭 사서 먹으라고 필자에게 충고해주길래 일단 코스트코에 가서 비타민D를 구입했는데,
막상 캐나다의 겨울을 겪어보니 낮시간이 상당히 짧은 데다가, 그 마저도 흐린 날씨가 대부분이라 해를 볼 수 없었으니 비타민D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이렇게 낮아진 일조량으로 인한 비타민D 결핍의 증상엔 여러 가지가 있다지만, 특히 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 계절성 정서 장애), 우울증으로 인한 어려움이 큰지, 비타민D는 물론이고 SAD Lamp라는 Light Theraphy Lamp를 여기저기서 팔기도 했다.
그리고 스쿨버스 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로 눈이 많이 오면 ‘스노우데이’라고 학교가 임시로 휴교하기도 한다는데,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캐내디언들도 스노우데이 한 번 없이 겨울을 보낸 건 평생 처음이라며, 캐나다의 첫 겨울을 스노우데이 한 번 없이 따뜻하게 보낸 필자에게 슈퍼럭키라고 했지만,
정작 필자는 계속된 흐린 날씨 탓에 수개월을 새벽안갯속에서 지내는 듯 몽환적인 기분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비타민D를 챙겨 먹는 게 무색하게 우울한 시간을 보내며 ‘gloomy‘란 단어가 캐나다의 겨울을 보고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어갈 무렵,
한국에서 벚꽃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이곳 캐나다에도 봄비가 수 차례 내리고 그치길 반복하더니 4월 중순경, 거짓말처럼 날씨가 화창해지며 해가 길어졌고,
동시에 메일함엔 봄소식을 앞다퉈 알리기라도 하듯, 여러 야외시설들이 2024년 시즌을 맞아 개장할 거라는 뉴스레터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게 캐나다의 하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