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배움이 키우는 공동체의 덕목
예전에 읽은 자기계발서 한 문장이 지금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게.
처음엔 단순한 조언처럼 느껴졌지만, 살아가면서 그 무게가 점점 더 깊어졌다.
힘든 날, 속상한 순간,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릴 때면 나는 무심코 감정을 말끝에 실어 보낸다.
그 말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관계 사이에 작은 균열을 만들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논어』 옹야(雍也) 편에서 공자가 제자 안회(顏回)를 칭찬하는 구절을 마주했다.
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학 불천노 불이과 불행단명사의 금야즉무
未聞好學者也.
미문호학자야
(중략) 학문을 좋아했습니다. 그는 결코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잘못을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았는데, 불행히도 단명하여 죽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자가 없으니, 누가 학문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 <논어_현대지성클래식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안회는 가난한 몸으로도 배움의 기쁨을 잃지 않았고, 화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으며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그 견고한 마음이 바로 ‘불천노, 불이과’의 참된 의미였다.
즉, 감정을 절제하고, 자신의 실수를 성찰하는 ‘배움의 자세’였다.
철학자 칸트가 말했듯, 진정한 도덕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정한 이성적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감정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않는 태도는 단순한 인내를 넘어 ‘도덕적 자율성’의 증거다.
나 역시 돌아본다.
예전에 언성을 높였던 순간들, 사소한 실수를 되풀이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 모든 경험을 통해 조금씩 나는 배워나가고 있다.
배움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을 조절하고
그 감정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내 행동이 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공자의 말씀이 오늘도 가슴에 새겨진다.
진정한 배움은 머리가 아닌 마음이 움직일 때 완성된다.
나의 배움은 혼자의 몫만이 아니다.
화를 다스리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태도는 개인의 성장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켜야 할 덕목이다.
앞서 말한 안회의 인덕은 개인을 완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의 평화와 조화를 이루는 토대가 되었다.
우리 각자가 ‘불천노 불이과’를 실천하며
감정을 내 편에 두지 않고,
실수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본다면,
배움은 곧 튼튼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오늘도 나는 다짐한다.
내 개인의 다짐을 넘어,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화를 타인에게 넘기지 않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리라.
♬ Ludovico Einaudi – Nuvole Bian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