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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희 Mar 27. 2022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나의 편을 만들자

안녕하세요! 남들보다 예민한 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쓴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제 글이 저와 이 병을 앓고 있는 모든 분들께 희망을 심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글을 써봅니다.







 과대증을 앓게 되면 일단 사람에 대한 정이 그리워지고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공유할만한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찾게 되는 사람은 당연히 저와 함께 지내는 가족들, 특히 제 경우에는 어머니에게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누가 봐도 현명하고 선량한 사람이며,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병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저를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 제가 이런 고민이 있다고 털어놓을 때마다 어머니는 이 모든 게 예민하고 의지도 없고 끈기도 없는 저의 탓이라고 하셨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답답하고 억울해서 속으로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저를 이해해주시며 제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을 때도 그 이유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지도 않고 그러라고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런 부모님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일을 겪다 보니 과대증을 앓고 있는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을 심심치 않게 하셨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대증으로 하루 하루가 괴롭고 힘들다, 평범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하시는 분들에게 제가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로, 가족들에게 자신의 현재 상황을 털어놓고 고민을 함께 나누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 꼭 가족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아야 하는가. 물론 절친한 친구, 의사 선생님, 인생의 멘토 등등... 여러분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알아야 하는 사람들은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대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병행된다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여러분들을 도와줄 사람도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병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당연히 황당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시겠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더라도 하루 24시간 내내 곁에 붙어 생활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도 개인적인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족들은 저희에게 나오는 증상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제가 어머니에게 이런 고민에 대해 얘기했을 때도, 어머니는 저를 이해하지 못하시며 나약한 소리하지 말고 너가 좀 더 사람들에게 다가가보는 노력을 해보라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저에게 하셨습니다. 일반인에게 저희의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곁에서 생활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1박 2일 여행을 떠나도 좋고, 함께 대중교통을 타는 것도 좋습니다. 하루 종일 곁에 붙어서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일을 하시는 직장인분들이나 학생분들에게는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1박 2일로 가까운 근교라도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지요. 그래도 이해를 못하신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카페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작성글들을 보여드리며 이해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평생 함께 살아야 하는 가족들에게 내가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알리고 그들의 이해를 바라는 게 이 병을 완화시키는 첫걸음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가족이 고민을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절친한 친구도 좋고,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좋고 누구라도 좋으니 본인의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과대증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 질환 자체가 심리적인 면이 크기 때문에 누구 한명이라도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생기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고 위축되었던 마음이 살짝이나마 풀리게 됩니다. 물론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생긴다고 해서 본질적으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대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은 것 뿐이고, 제일 우선시 되어야하는 것은 운동 및 식단 조절입니다. 허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운동 및 식단 조절만 해서는 이 병을 완화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이 밑바탕이 되어야만 운동과 식단 조절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지할만한 사람을 만들자

가족, 친구, 애인 등 본인을 이해해줄만한 사람을 만들어서 고민을 함께 나누는게 좋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편한 사이라고 해도 너무 자주 고민을 토로하게 되면 서로 지칠수도 있기 때문에 과한 고민 토로는 자제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진 분들에게 지혜를 얻자

본인과 같은 증상을 가진 분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 만으로도 커다란 위로가 되고, 더 나아가 삶을 대하는 지혜를 얻게되면 이전보다 더 나은 하루를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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