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전편(3화)
* 결혼 전 우리 부부의 결혼식 준비
우리 부부는 결혼식 준비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다툼도 없었다. 아니, 어쩌면 운이 좋아서 다툴 일이 없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모든 결혼식 준비는 멀리 지방에 계신 나의 부모님을 대신하여 처가댁에서 통으로 도맡고 알아서 다 해 주셨다.
결혼식장은 우리가 처가댁 부모님과 같이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치렀고, 작게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크게는 신혼집으로 살게 될 빌라를 구해 주시는 것부터 신혼살림에 이르기까지 우리 부부는 그냥 장모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대로 따라가서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하면 다 되었다.
모든 것들이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지금도 우리의 결혼 준비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처가댁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나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딱 세 가지만 내 마음대로 할 테니 나머지는 와이프더러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했다. 첫째는 중고로 구입한 내 인생의 첫 자동차이고, 둘째는 TV, 셋째는 컴퓨터였다. 이 세 가지 외에는 특별히 내가 관여할 필요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와이프는 신혼여행을 친언니 부부가 살고 있는 프랑스로 가기를 원했었는데 나는 꿈꿔왔던 다른 나라가 있었지만 쿨하게 포기해 주고 프랑스로 가고 싶다면 그렇게 하자고 했다.
결국 사정이 있어서 해외로 나가지도 못하고 1박2일로 병천에 가서 순대를 먹고 온 것이 전부였지만 말이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청첩장을 만들어 돌리며 결혼 전 인사를 드리고 스튜디오나 결혼식장에 서 있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여기까지가 우리 부부의 결혼식 준비 과정이다. 다툼이 생길 여지가 없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결혼은 이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이 없었다. 단지 좋은 여자 만나서 잘 살면 그만이란 생각이었다. 대개의 남자들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자들은 남자들과는 다르다.
여자들에게 결혼식은 평생의 로망이며, 세상에 그 어떤 신부들보다 예쁘게 보이려고 다이어트를 하는 등 대단한 노력을 다한다. 결혼 후 함께 살게 될 집을 고르고 집 안을 꾸미는 일에도 여자들은 온갖 대단한 정성을 기울인다.
내가 꼭 하고 싶은 몇 가지만 내 마음대로 하고 나머지는 다 와이프에게 맡긴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모든 준비를 둘이서 같이 해야 할 경우라면 각자의 역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무엇,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잘 알아 두고 각자의 역할과 예산 분배만 잘 해 두면 그에 맞춰 하나씩 해 나가면 될 일이다.
‘결혼을 하려면 결정해야 할 것이 1,000가지나 있다.’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하는 일들이 일어나곤 하는데 다른 예비부부들의 사례를 통해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다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을 사전에 미리 파악해 둔다면 분명 본인의 결혼식 준비과정에서 분쟁을 하나라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결혼식 준비 체크리스트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알게 모르게 준비해야 할 것들이 참 많은데 본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다 더 꼼꼼하게 잘 알아보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웨딩 플래너나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받으면서 진행한다면 한결 수월하게 그들이 알아서 결혼식 준비 과정을 도와주겠지만 본인들이 직접 준비를 해야 한다면 인터넷에서 ‘웨딩(결혼식 준비) 체크리스트’를 검색해 보자.
예단, 예물, 결혼식장, 혼수, 신혼집 구하기, 신혼여행, 결혼자금 대출 등 사전에 꼼꼼히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한 서식들도 제공하니 이를 다운받아서 하나하나 배우자와 함께 작성하고 공유해 나가면 좋을 듯하다.
결혼식 준비에서 혼수, 신혼집 구하기 또한 중요한 일이다. 요즘에는 ‘집은 남자가, 혼수는 여자가?’라고 하는 고정관념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이런 일로 양가 집안에서 문제를 발생시키는 부모님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미 젊은 세대들은 이런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에 반대하는 이들이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아지는 것을 보게 되면 이도 곧 사라지게 될 문화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혹시 이런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부디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길 바랄 뿐이다. 중요한 것은 함께 합심하여 서로의 형편에 맞춰 집을 구하고 결혼생활을 잘 꾸려 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집을 구할 때 발품을 많이 팔았던 만큼 좋은 집을 얻게 되는 것과 같이 결혼식 준비과정에서도 조금이라도 더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많이 알아본 만큼 보다 더 좋은 곳에서 저렴하게 준비를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전에 결혼/웨딩 박람회 등 결혼 관련 행사에 참석해 보는 것도 좋겠다.
결혼자금~주택자금 대출은 시기와 상황에 따라, 대출금액과 상환 방법에 따라 금리 및 조건들이 모두 다를 것이니 각자 스스로가 잘 알아보길 바란다. 아래에 인용한 인터넷 글은 하나의 예시이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결혼에는 많은 목돈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가급적이면 예비 신랑과 신부 양측에서 가용할 수 있는 예산 내에서 치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예산이 적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아래의 제도 등을 이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월평균소득이 266만원 이하인 일반근로자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근로자에게 혼례에 필요한 자금을 융자해 주고 있는데 1250만원 범위 내에서 이자율 연 1.5%로 상환기간을 3~4년으로 선택할 수 있다.
(https://www.workdream.net/default/page.do?mCode=B010010010)
- 일정한 조건을 갖춘 근로자와 서민에게는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른 결혼비용지원, 주택도시기금 포털(http://nhuf.molit.go.kr)의 ‘신혼부부전용 전세자금’이나 ‘버팀목전세자금’, ‘주거안정월세대출’ 등을 통해 주택임차에 필요한 자금을 저렴한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2021년 3월 기준)
* 결혼식장 예약 체크리스트
우리 부부는 함께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진행하기로 하여 따로 웨딩홀을 자세하게 알아본 적이 없지만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서 결혼식장 예약은 빠질 수 없는 필수인 만큼 꼭 체크해 봐야 할 사항들만 간단히 나열하고자 한다.
우선 웨딩홀의 종류는 가장 일반적인 ‘컨벤션 웨딩’, ‘채플 웨딩’, ‘하우스 웨딩’, ‘스몰 웨딩’, ‘야외 웨딩’ 등이 있고 기타 호텔, 강당 등 특수한 장소에서 진행하는 경우들도 있다.
먼저 신랑, 신부가 원하는 웨딩홀의 유형을 선택한 후 하객들이 고루고루 방문하기 좋은 위치를 선정하며, 마지막으로 하객의 수, 피로연 음식종류/비용, 식장 사용료/부대비용, 프로모션 진행여부 등 세부적인 사항들과 견적을 비교하여 웨딩홀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결혼 성수기에는 원하는 날짜와 골든타임에 식을 올리고 싶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본인의 결혼식에 각 지역의 많은 하객 분들을 초대하는 자리인 만큼 예식장의 위치와 교통편, 주차장의 편의시설 등을 고려하여 하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며, 결혼식 전세 버스대절 등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항들이 더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