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전편(5화)
* 결혼 전에 살까, 결혼 후에 살까?
주변 지인들에게서 가끔 들었던 이야기로, 결혼 전에 꼭 사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결혼 후 돈을 모아서 사자고 생각했던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한탄하는 남자들이 더러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 전에 어떻게든 사놨을 것!”이라며…
비싼 집이나 차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낚싯대든, 당구 큐대든, 야구용품이든, 게임 아이템이든 각자들마다 원하는 아이템이 한두 가지 정도는 있었으리라.
물론 여유가 있어 이런 걱정이 불필요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돈 걱정을 하면서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많은 이들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결혼을 하면서부터는 ‘내 돈’이 이제는 ‘나만의 돈’이 아닌 것이다.
지금 결혼하여 살고 있는 많은 남자들이 결혼 후 돈 관리를 오롯이 와이프에게 맡기고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과연 생활비와 용돈이 넉넉해서 평소에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을 펑펑 살 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거의 드물 것이다. 게다가 술, 담배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힘든 이야기이다. 설령 맞벌이를 하여 각자 번 돈을 각자 쓴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뭔가를 사는 일에는 눈치가 보일 수도 있다. 남자가 돈 관리를 맡은 케이스도 같은 이치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결혼 전에 개인 사정에 따라서 50만원, 100만원, 이런 식으로 상한가를 정해 두고 구매해 보자. 그만큼의 돈이 부족하다고 결혼을 못하게 되거나 죽지는 않는다. 어차피 힘들게 사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 대신 원하는 ‘그것’을 구매한 것이 내 삶의 ‘활력소’가 되어 그 금액 이상의 ‘값어치’를 하게 된다면 나는 그것이 더 ‘값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그것’이 내게 있고, 없음의 차이는 크다.
만약 결혼 전에든 후에든 내가 사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남편과 와이프가 함께 한 가지씩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각각의 액수를 적어 보자. 상한가를 정하고 서로가 비슷한 금액으로 세팅이 되면 더욱 좋겠다.
그 합계금액을 모으기 위해 함께 노력하여 이루어낸다면 와이프에게 핀잔 받을 일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서로에게 삶의 활력소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남자들은 와이프 몰래 무언가를 사서 와이프가 모르도록 자신의 차 트렁크 속에 넣어 다닌다고 자랑을 한다. 또 어떤 남자들은 (평소에 자신이 아내와 자식들에게 너무 잘 해 주어서) 와이프가 선물로 자신이 평소에 원했던 것을 사 줬다고 자랑을 한다. 전자의 경우보다 후자의 경우가 좋아 보이지 않는가?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와이프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해 보자. 또한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지금 어떠한 노력을 얼마만큼 하고 있는지도 한번 생각해 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즉 ‘뭐라도 해야 무슨 일이든 일어난다.’는 것이다. 복권에 당첨되지 않는 이상 가만히 있다고 ‘그것’이 내 손에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나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도 원하는 것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같이 공유하여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둘이서 함께 더욱 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무언가를 사는 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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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글을 마지막으로 이제 어느 정도 결혼식 준비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결혼식과 함께 시작될 본격적인 결혼생활 이야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나의 짧은 이야기가 결혼식 준비에 대한 모든 과정과 내용을 담아낼 수는 없을 것이니 추가로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본인들 각자가 잘 알아보고 찾아내서 준비를 잘 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