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가 아니다?

나와 함께 맞이하는 20번째 마누라 생일~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가 아니다?

94화, 2022년 11월 11일.. 어느 해부턴가 내 생일에 선물 대신 빼빼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2년 전에 써놨던 글~)



내 주민등록번호는 771111-11xxxxx 이다.

중간에 숫자 '1'이 연속으로 여섯개나 들어가 있는.. 나름 '로열 넘버'인 셈이다.


어릴 적, 어머니께 내 주민등록번호를 한번 딱!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외웠었.. 주위 사람들에게 내 생일을 알려주면 한번 딱! 듣고도 웬만해선 잊지 않고 잘 챙겨 주었었다.


...여기까진 좋았지만...


그렇게 무럭무럭 자라던 어린 시절.. 어느 해부턴가 내 생일에 선물 대신 '빼빼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왓 더.. 이것은 또 무슨 조화란 말인가?'


'빼빼로데이'갑자기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11월 11일, 오늘은 '빼빼로데이'가 아니라 ' 생일'이란 말이다!!

혼자 세상에 외쳐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젠X..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등과 생일이 같은 사람이라면 어릴 적 내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뭐, 이제는 나이 들어 생일에 연연하지 않고 집에서 케잌도 없이 소량의 안주와 대량의 소주를 마시는 게 전부지만 어릴적에 난 꽤나 서운해 했던 것 같다.

*우리 부부는 둘다 케이크(빵류)를 먹지 않는다.


..그 아이가 커서 2022년, 이제는 마흔 여섯살이..



오늘 아침 8시에 어머니께 축하를 먼저 받을 것이 아닌 감사의 마음을 먼저 전해드리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연락을 드렸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보약은 계속 먹고 있는데 살은 안찌네요~ 먹다보면 효과가 있겠죠~ 항상 두 분 건강 위해 기도 드리고 있어요~"


"그래, 아들~ 생일 축하하고 좋은 날 보내~"


2018년, 아버지께서 객사로 돌아가셨고.. 어머닌 우연히 첫사랑을 만나 서로 사별의 슬픔을 겪은 뒤 재혼 하셨지만 난 아직 '아버지' 소리가 나오지 않아 '모부님(어머니의 남편분)'으로 불러드리고 있다.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327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축하 메세지와 기프티콘, 봉투 등이 밀려 들어왔고 직원들에게서 '생신 축하 (What?)'까지 받으니 오묘한 기분마저 들었다.

'아직은 생신 소리 들을 정돈 아니라 보네만..'

암튼 모두 감사합니다~^-^


낡고 헤진 출장용 가방을 사장님께서 보시고 뭐라고 하시길래 며칠 전에 'Myself 생일 선물'  하나 장만을 해둔 것이 새벽에 일어나보니 현관문 앞에 떡~ 하니 배송되어 있어서 기분좋게 생일 하루를 시작해본다.




오늘은 오후 2시까지 회사 근처에 출장이 있.

점심엔 김과 소세지 하나를 반찬으로 간단히 먹은 뒤 마누라에게 전화해서  생일이니 오늘 저녁엔 '황태미역국'을 끓여 먹기로 하였다.


아, 9일전에 KFC에서 사온 핫크리스피 3조각 중 1조각 남은 것도 먹어치워야 하니 생일 저녁 식사로 돈 한푼 안들여도 먹을 게 풍년이로구나~


1시반, 직선 거리로 500m나 될까 말까한 업체에 가는데 '수출의 다리'를 건너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차를 타고 15분을 돌아서 갔다.

100보 이상 '차량 탑승'을 원칙으로 살고 있다!


사전 협상을 다 해둔 업체라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았고 사무실로 돌아가 업무 정리 후 '오늘은 기필코 6시 칼퇴근을 해보리라!' 다짐해본다..는 개뿔, 결국 7시 넘어 퇴근 후 집에 오니 8시가 넘었다.


...퇴근길엔 항상 1시간 동안 마누라와 통화를...


어쨌든 내 귀가 시간에 맞춰 미리 세팅된 생일상과 함께 생일 선물로 '빼빼로 5개'를 받았다.

이젠 익숙생일날 빼빼로.. 안먹는다고! 사지말라고! 해도 계속 사주는 마누라.. 딜레마다! 우리 집엔 1년 넘게 같이 살고 있는 빼빼로들이 장식품처럼 널려 있다!


빼빼로들 중 상자에 쓰여 있는 '칼퇴요정'이란 글자가 유독 눈에 띄고 마음 한켠이 찔려온다.

'이것 때문에 마누라가 사준건가? 매일 늦게 퇴근하는 나, 칼퇴근 좀 하라고?'


"그래, 마눌! 내 오늘 칼퇴근을 못해 미안하닭!!"


"아니에요~ 생일 축하해요~ ^-^*"   


생일이라고 꼭 밖에서 비싼 음식 먹을 필요가 있나?

난 개인적으로 집에서 마누라와 미역국에 소주 한잔 할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고기 한점 곁들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인 것이고~


미역국을 끓여 주겠다는 마누라와 속이 좋지 않아 황태국을 먹고 싶었던 내가 옥신각신 합의 끝에 처음으로 만들어준 '황태미역국'이 신의 한수였다.


"짠~ 이거 해장도 되고 맛있다! 어디가서 남편 생일에 미역국도 안 끓여줬단 말은 안 듣겠네~^^"


"~ 맛있게 드세요~ ^-^*"   


우리 부부는 둘다 진사년 뱀띠 동갑내기 부부이지만 내 생일은 11/11일, 마누라 생일은 11/27일로 내가 16일 위라서 '오빠' 소리를 듣고 산다.

남자들은 이상하게 젊어서나, 늙어서나 오빠 소리 듣는 것을 좋아하려는 경향이 있다. 


"평소 꼬박꼬박 '존댓말'과 '오빠' 소리 해주는 마눌, 감사하오~ 내 생일 최고의 선물은 당신이오~♥"


"^-^♥"



사랑하는 마누라와 이것저것 함께 해볼 것들을 찾아 카톡을 보내두었고 생일 술상으로 맛있게 한잔하며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생일날을 마무리 해본다!

이어서 16일 뒤 마누라의 생일 편도 준비 완료!



1. 우리 부부는 다음 주말에 극장가'한산 리덕스 감독 확장판' 영화를 보게 됩니다.

https://m.blog.naver.com/ews1016/222923188259

*번 '명량'에선 최민식 연기가 좋았는데 이번에 박해일은 과연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잘 해냈을까? 


2. '술꾼도시여자들2' 12/9일부터 방영됩니다.

https://m.blog.naver.com/psj29351/222925483557

*함께 시즌1을 몇번이나 재밌게 보고 시즌2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곧 방영된다니 너무 반갑다. 종방되면 한꺼번에 몰아보기 할까 생각중이다.


3. '담양 소쇄원', 죽기전에 꼭 같이 가볼 명소이니 저장해 두세요.

https://m.blog.naver.com/goeun061133/222915653039?isInf=true

*건축과를 다녔던 대학시절에 답사로 가본.. '힐링이 되는 장소'가 많이 있어서 하나하나 마누라와 함께 가보려 한다. 가서 결국 '술먹방 유튜브'를 찍고 오겠지만~^-^;;;






나와 함께 맞이하는 20번째 마누라 생일~

2022. 11. 27일, 역시 2년전에 써둔 글

 


생일 하루전인 11. 26일 마누라가 웬일로 소대창이 먹고 싶다하여 아이라이너와 함께 생일 선물로 미리 사줬다. 전문 용어로 '퉁쳤다'라고 한다.

여태 '명품백' 하나 사주지 못하여 참 미안하고, 군소리 한번 하지 않는 마누라가 고맙고.. 그렇다~


마누라 몰래 생화 대신 '홀로그램 장미꽃'을 깜짝 선물로 준비했다. 전에도 한번 사줬는데 (마누라가 승질부리다) 깨버려서 다시 사주는 것이고.. 이거 말고도 같은 걸, 같은 이유로 두번 이상 사줬던 적이 꽤나 있었다. 마눌, 제발 승질 좀 죽이자! 어디 또 부수기만 해봐라, 더는 안사줄테다! 아래 사진은 2년전에 구매하고 후기를 남겨두었던 사진.


"이번이 마지막으로 사주는거니 각오해라, 마눌!"

 

결혼 또는 연애중인 모든 남자들에게 '홀로그램 장미꽃' 강력 추천한다. 이거 싫어하는 여자 못봤음!

어버이날에 장모님께도 다른 홀로그램 장미꽃을 선물로 드렸더니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남자들 참고!


*꿀팁 추가, 장모님께 평생 꽃 한송이 안사주신 장인어른을 바꿔 놓은 나의 회심의 일격! 금혼식 때 저희가 장미꽃 49송이 사드릴테니 모자란 한송인 장인어른께서  채워 주세요! ... 장인어른께서 결국 처음으로 장모님께 꽃을 사주셨다!


"구경하는덴 돈 안들어가요~^^"

https://link.coupang.com/re/NONPROFITSDP?lptag=CFM81154121&pageKey=1847151840&itemId=3139976951&vendorItemId=71127612740

 


어제 생일 전야제 겸, 데이트 겸 마누라와 합정 맛집 '옥동식'에 가서 돼지곰탕X3개를 포장해와 본가, 처가댁에 하나씩 배송을 해드리기로 하고 우리도 찐~하게 술한잔하며 맛있게 먹었다. 웨이팅 주의!

https://m.place.naver.com/restaurant/859857359/home

  


...여기까지가 어제, 생일 D-1...

 


"생일 축하해, 마눌~♡"


"고마워요~ ^-^♥"


생일 당일인 11/27 일요일, 일어나자마자 생일 축하를 해줬고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축하 메시지와 봉투들이 도착하여 다 내 통장으로 압수하였다.


"내가 곧 두배로 불려줄께~^^"


12시까지 1차전을 치르면서 마누라에게 용돈으로 현금 10만원을 쥐어주면서 재테크 교육 시전!


"자, 마눌! 이제 이 10만원을 100만원으로 불려봐! 그게 재테크야~"

 

그 사이 홀로그램 장미꽃이 배송되어 선물로 줬고 장인, 장모님께서 교회 마치고 우리 집에 오셔서 어제 포장해온 '돼지곰탕'을 전해 드렸다.

매년 마누라 생일 때 잊지 않고 장모님과 장인어른께 건네드리는 나만의 '감사 인사'가 있다.


"아버님! 어머님! 이렇게 예쁜 딸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 일산 어머니댁에도 들러 '돼지곰탕'을 전해드리고 밭에서 유기농으로 직접 재배해서 만든 배추김치와 겉절이, 알타리, 무김치, 콜라비, 당근 등을 득템해왔으니 남는 장사를 했다.


자율신경실조증이란 불치병을 평생 동안 앓고 계신 어머니께서 최근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하시다가 지금은 조금 기력을 회복하신 듯하여 다행이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부부의 건강을 걱정하고 계신다.

누가 누굴 걱정할 처지가 아닌 서로이니 '각자 건강을 알아서 잘 챙기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아침부터 마누라가 오징어 볶음을 먹고 싶다하여 돌아오는 길에 마트 들러 오징어 볶음을 사왔고 5시반 집도착, 이제서야 오붓하게 마누라의 생일 파티를 시작해본!


마누라는 오징어 볶음, 나는 세상에서 두번째로 맛있다고 생각하는 장모님표 소고기 사태 장조림과 어머니표 유기농 겉절이로 술한잔 해본다.

당연히 세상에서 첫번째로 맛있는 것은 마누라가 내게 해주는 음식들이다! 무조건 그래야만 한다!


동갑내기인 우리 부부는 내가 생일이 16일 빠른 이유로 1년에 16일간 오빠 소리를 듣고 있는데 오늘 마지막으로 듣고 이제 다시 한해를 기다려야 한다.


"오빠, 내년에 다시 올께~ ㅠㅠ"

다행히 2023년부터는 1년에 16일 동안만이 아니라 계속 '오빠'가 되어주기로 합의했다.


마누라가 장모님과 한시간이나 전화하는 사이 좀 자고.. 마누라는 통화를 마치고 9시경 뻗어 버렸다.

뻗기 전에 나를 깨워서 갑자기 '버럭' 한바탕 하고 좀이따 깨서는 내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미안하다며 다시 잠을 잤다. 마눌! 제발 승질 좀 죽이고 살자!


'그래도 귀여우니까 봐준다, 마눌~♡'


잠든 마누라를 보며 다시한번 귓가에 속삭여주었다.


"생일 축하하고 잘 자요~ 아, 그리고 쭉 너여~♡"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마누라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 사랑스럽다.

나처럼 사랑하는 마누라가 죽을 뻔한 일들을 수차례 겪어 본 사람이라면 꼭 생일처럼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지 않고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일 것이다.




"당신과 함께 하는 매일매일이 기념일입니다~♡"


서로가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면 이미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한 것이니만큼 모든 커플들이 사랑하며 행복해질 수 있는 그 날까지 화이팅~!!


는 생일에도, 기념일에도 집에서 소량의 안주와 대량의 소주를 마시며 여러분 곁에서 소소하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저희 부부 이야기를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끝!






뽀나스 트랙~

지난 번 영상도 2,400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의 샐러드빵에 술먹방, sulmukbang~ 둘다 빵은 잘 안먹지만..

https://youtu.be/xdFyzIybnVQ?si=m_7cJX5LEoObk23w


매거진의 이전글 무소주부,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가 사귀게 된 사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