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5일 8시반.. 아직 직원들 출근하기도 전인 이른 시간에 사무실로 들어섰더니 사장님께서 비장한 목소리로 실장님과 함께 회의실에 가서 얘기 좀 하자고 하셨다.
평소에 이런 일이 잘 없기 때문에 나는 직감적으로 '올 것이 왔구나..'싶어서 이런 상황에 대비해 둔 프린트 뭉치들을 한가득 가지고 회의에 참석하였다.
사실 사장님께서 내게 처리하라고 한 거의 모든 것들은 이미 처리를 마쳤거나 가만히 놔둬도 자동적으로 처리가 완료 되도록 세팅을 해놓았지만 한가지 만큼은 내가 아직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억대 프로젝트의 중도금 수급건.. 이것도 내가 업체 대신 천만원받아설계해주고 입찰~수주까지 따냄.. 2/13일에 계약을 맺고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가 중도금(기성금)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아니 아직 청구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빙고~'
사장님께서 내게 "이번 프로젝트 중도금을 도대체 언제, 어떻게 받아낼 것이냐" 엄격하게 물어오셨다.
나는 절대 당황하지 않고 미리 준비해둔 프린트와 시나리오를 가지고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을 드렸다.
1.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브리핑(현재 어디까지 작업이 완료됐고, 어디가 어떻게 작업되지 않았고, 업체의 비협조적인 상황들..)
2. 미리 만들어 두었던 중간 완료 보고서와 기타 우리에게 무기가 될 만한 자료들에 대한 설명
3. 현재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중도금을 확실히 받아낼 수 있는 예상 시나리오 설명
4. 이것들을 바탕으로 업체와 사전에 미리 연락해서 내일 아침 '9시반'에 중간 완료 보고 미팅을 잡아 놓았다고 설명
5. 내일 개발 책임 최부장과 둘이 가서 미팅만 잘 하고 오면 확실히 중도금 받기로 약속을 해두었다고 설명
6. 최부장에겐 사전에 얘기해둬서 미리 모든 것을 준비시켜 놓았다고 설명
잘은 모르겠지만 사장님께서는 분명 이 문제로 나를 질타하시려고 하셨던 자리였겠지만 나는 단 한마디의 질타도 받지 않고 끝난 자리였다.
사실 내가 일부러 미팅을 10시로 잡았지만 '9시반'이라고 말씀드린 것에는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내가 만약 내일 미팅이 10시라고 보고를 했더라면 나나 최부장은 내일 아침에 일찍 회사로 나왔다가 한시간의 출장길을 다시나서게 될 것이다.
*하지만 10시가 아닌 9시반이라고 하면 회사를 경유하지 않고 각자 집에서 여유있게 출장지로 갈 수 있게 되며, 좀 일찍 도착해서 미팅(PT)을 위한 사전준비 시간도 필요하니 이 또한 명분이 훌륭하다.
사장님은"최부장 대신 내가 같이 가줄까?" 하셨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고"물론 사장님께서 같이 가시면 일을 더 확실하게 매듭을 짓고 올 수 있겠지만 직접 나서실 만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니 더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사실 사장님께서는 이 프로젝트를 잘 알지 못하시다 보니 딱히 내가 사장님으로부터 도움받을 일도 없고 '노쌩큐'란 말을 이쁘게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중도금은 회사 통장에 꽂혔다!
점심 시간에 집에서 가져온 김밥을 먹고 마누라에게 전화해 오늘 오후에 갑자기 잡힌 출장 2건 소식을 전해준 뒤"출장비 받은건 생활비로 쓰라"고 했더니 좋아한다.
2시에 회사 근처 콘덴싱 보일러 업체에 가서 우리와 계약 진행하기로 확정을 짓고 서초동에 있는 '강남 제비ㅇ코'로 코스이동!
이동중에 직원 한명에게위 계약하기로 한 업체 계약서류를 만들어 제출하라 시켜놓고 내 핸드폰으로 걸려오는 전화들은 자동응답 기능을 통해 죄다 사무실로 돌려버리며 급하고 중요한 건들만 내가 받아서 회사에 처리를 요청한다.
나는 운전중, 출장중~ 내가 없어봐야 소중함을 알 수..
3시반에 도착해서 15분만에 계약서 도장을 찍고 나와 일부러 15분 셨다가 4시에 사장님께 전화했더니 "얼른 사무실로 들어오라!" 하신다.. 이런~
어차피 이번 주에 내가 해야할 중요한 일들은 다 해놔서 할 일도 없고.. 이번 한주간 내가 수금 받고 계약 해준게 얼만데.. "수고 많았으니 일찍 퇴근하고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시면 좀 좋을까..
병원에서 진료를 마친 마누라에게 전화하면서"오늘 집에 좀 일찍 갈테니저녁에 먹을 고기나 미리 해동해 놓으라!"고 하며 투덜투덜 회사로 복귀를 한다.
5시가 다 되어 사무실로 들어가 중요한 일처리 몇개 처리하고 사장님께"컨디션이 안좋아서 먼저 들어가 보겠다"고 하니 이제야"그럼 들어가 쉬고 몸보신 좀 하라!"시며 출장비와 별개로 20만원을 선뜻 건네주셨다.
감사 인사를 드렸고 나중에 혹시 물어보시면 "마누라와 한우를 거하게 잘 먹었습니다!" 할 것이지만 나는 이 돈을 허투루 쓸 수 없으니 모두 마누라에게 건네주고 생활비에 보태 쓰라고 하였다.
직원들에게는 늦어도 다음 주 수요일까지 마쳐야 할 일(사실 금요일까지만 마쳐도 된다)을 이번 주에 어떻게 준비하고 다음 주에 어떻게 완료되야 하는지 설명을 해줬으니 알아서 잘 처리를 할 것이고집에 도착했을땐 내가 먹고 싶은 메뉴로 이미 근사한술상이 차려져 있을 것이다.
...한시간 동안 마누라와 통화를 하면서 퇴근...
다른 회사 이사, 부장들은 골프치며 사우나 가고 한다는데 자괴감이 드는 건 기분탓이겠지.. 그냥 오늘도 소량의 안주와 대량의 소주나 마시자~^^;
*마누라가 고기를 너무 많이 구워줘서 먹다가 남김
마누라의 MBTI 결과는.. ISFJ '용감한 수호자', '실용적인 조력가'이다!!
MBTI 유형 중 가장 정의 내리기 어려운 유형이다. 타인을 향한 연민과 동정심이 있으면서도, 가족이나 친구를 보호할 때는 가차 없는 모습을 보인다. 또 조용하고 내성적인 반면, 관계술이 뛰어나 인간관계를 잘 만들어간다. 그리고 안정적인 삶을 지향하면서도 변화를 잘 수용한다. 이 외에도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힘든 다양한 성향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체로 조용하고 차분하며, 따뜻하고 친근하다. 책임감과 인내력 또한 매우 강하다.
실제로 ISFJ는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MBTI 유형이다.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고 공감해 주며, 상대방의 비밀을 유지할 가능성 또한 높은 유형이다.
살펴보니 다 마누라에게 해당하는 말이었.. 어?
그런데.. ISFJ의 몰랐던 표현이 존재하고 있었네?
임금 뒷편의 권력형?!?! (뚜둥~~)
"마누라.. 수호자, 조력가마냥 항상 잘살펴주면서 그동안 뒤에서 나를 조정해왔던 것이었냐!?!?"
"그걸 여태 몰랐어요?~^-^v"
뛰는 ESFJ 위에 나는 ISFJ가 있었을 줄이야!헐~
"고.. 고맙다, 마눌!! ㅡ.,ㅡ"
뛰는 ESFJ 위에 나는 ISFJ
■뽀나스 트랙 : 올렸다 하면 대박! 감사합니다~^^;
(무소주부)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의 명진교회 특송, 2024년 4월 21일 22주년 기념 소리엘 사랑의 노래
저희 부부 22주년 기념일인 2024년 4월 21일에 미리 특송 날짜 잡아놓고 유 목사님께 꼭 들려드리려 연습한 곡인데 못 보시고 3주전에 돌아가셔서 더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ㅠㅠ
목사님과의 단톡방에 공유해 드렸으니 천국에서 카톡 보시면 유튜브로 저희 부부 영상을 꼭 보시길 소망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