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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팡팡 Mar 07. 2022

엉뚱한 두려움_다섯 번째 이야기

느리지만 빠른 거북이처럼

그림 - 한팡팡


엉뚱한 두려움_다섯 번째 이야기

느리지만 빠른 거북이처럼


너무 힘들 땐 거북이처럼
차근히 가다 보면
바다를 만날 거야.

엉뚱한 두려움 일러스트 프로젝트
종이 콜라주, 컴퓨터 작업
2022


거북이는 예로부터 좋은 의미로 많이 사용되어왔다.

겉으로만 보면 그리 호감이 가는 모습은 아닌데 왜 그래 왔던 걸까?


거북이인간이 생성되기 전부터 있었던 동물이며,

파충류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다.

물고기는 물에서만 살고, 육지동물은 육지에서만 살지만

거북이는 물과 육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느리지만 바다에서는 빠르게 헤엄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다거북이의 경우 100년, 장수거북은 최대 500년까지 산다고 한다.

그래서 꾸준함의 상징,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나 같은 경우 은근 욕심이 많고 성격이 급해서 

조금 일하고 큰 성과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당연히도 나를 괴롭게 할 때가 있다.

흔히 말하는 성공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꾸준함이 내게 부족한 것이다.

그러면 욕심이 없으면 될 텐데, 

무소유의 스님 혹은 수녀님 등의 종교인으로서의 삶이 아닌 

일반적인 현대인인 이상 욕심이 없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조급한 성격 탓인지 거북이가 내게 주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

무언가가 잘 풀리지 않고 앞이 보이지 않아 불안하고 두려울 때,

나는 육지의 거북이를 떠올린다.

육지에서의 거북이는 느리지만 차근히 발을 내디뎌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그 안정적인 발걸음들이 모아져 생각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한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거북이처럼 차근히 내 리듬을 잡고 시작했던 일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을 때가 많다. 


인생도 마찬가지인 듯싶다.

시작과 동시에 치고 나가서 일찍 이룬 것이 많은 사람들도 많지만,

결국 안정적인 걸음의 거북이 같은 사람들이

잔잔한 과정의 즐거움을 비롯해 얻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세상에 지름길은 분명 있지만

지름길로만 다닌 사람들은 그만큼 잃는 것도 있을 것이다.


제자리에만 있는 것 같고, 잘 안 풀린다고 생각될 때

거북이처럼 꾸준하게 진심을 다해 걸어 가보자.

꾸준함이 주는 놀라움은 결코 적지 않기에

분명 바다에 다다러 헤엄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림과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으며

출처를 포함한 후 개인적 용도로 자유롭게 쓰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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