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위한 준비
“보통 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오지 그래? 이런 말 많이 하죠? (…) 휴식은 집에서 하는 게 아니래요.”
<멜로가 체질> 14회
재방송 중인 <멜로가 체질>을 우연히 보게 되었어. 전반적으로 대사가 참 좋았던 것 같아. 드라마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고, 그러다 상담사의 한마디가 메아리로 울렸어. 휴식이 필요했던 걸까.
무엇으로부터의 떠남, 나에게 그 ‘무엇’은 뭐였을까.
사실은 나 자신으로부터 떠나고 싶었어.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면서 타인을 위하려던 마음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이었는지. 그 시기 나의 문제는 거기서부터였고, 거기에는 가시 돋친 마음들이 자라나 있었어.
가시덤불 속에서
나 자신을 끌어안고
처음에는 도망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저 휴식이 필요했던 거야. 휴식을 잘하기 위해서 여행을 위한 준비를 결심하고 필요한 것들을 주문했어.
먼저 내가 머물고 있는 환경을 바꾸기로 했지. 서툰 톱질도 하고, 실리콘 건을 사용하는 요령을 터득하면서 공간을 바꾸는 건 무엇보다 나를 변화시키는 시작이었어.
그런데 공간 정리가 끝났지만 아직 여행을 떠날 용기가 없는 거야. 왜 그렇게도 세상이 두렵게 느껴지던지… 그래서 현관에 빛을 끌어오기로 했지. 나의 외출에 푸릇한 응원이 되어줄 수 있는 햇살을 담은 인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