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반짝임
글을 쓰는 사람들은 삶과 죽음에 관하여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겠지. 나 역시 어려서부터 그랬어. 죽음 이후에 남을 것들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이야. 내가 세상에 남기고 싶은 건 글이었어. 아주 먼 어느 날 작은 마을 도서관 한 구석에 한 권의 책, 그 책의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이십 대까지 내 독서 습관은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을 처음 읽을 때 포스트잇을 붙이고, 두 번째 읽으면서 붙여둔 포스트잇을 제거하며 필사하는 것이었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시작부터 필사를 하기도 했고. 그보다 더 좋을 때에만 책을 구입해서 책장에 꽂아두었어.
내가 작가의 꿈을 밝혔을 때 아버지께서 원고지 한 묶음을 사다 주셨는데, 나중에는 그 원고지가 아까워서 다른 원고지를 사다가 썼지. 여전히 나는 노트나 원고지를 사용할 때 안정감을 느껴. 연필이나 펜으로 종이에 써 나가는 소리를 듣는 걸 좋아하거든.
아빠 장례식 후 보름 가량 되었을까,
집으로 배달온 카드와 꽃다발:
나는 아빠가 남기고 간 아빠의 것들을 혼자 정리해야만 했어. 그런 내 마음에는 사랑이나 행복이 기웃거릴 틈이 없었지. 그런 나에게 전하는 “미안함”을 헤아릴 여유도…
그 미안한 마음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렇게 반짝이는 별 하나를 옮겨다 내 마음속 어둠을 조금씩 채워주려던 사람들…
어둠이 내일 또 마음을 덮치더라도 찰나의 반짝임으로 별은 그대로 있을 거라는 걸 알려준 사람들. 그래서 이제야 밤별들에 하나씩 담아 전하는 인사_
그 반짝임, 마음 깊이 간직하며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