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길을 지나가지 못한 이야기
삶을 유지하기 위해 그 어떤 믿음이 절박해지는 때가 있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신앙이 깃드는가 봐.
성당 장례식장에서 치른 아버지의 장례 때 '위령기도'(천국에 들어가기 전 상태에 있는 영혼을 위한 기도)를 배우게 된 이후 백일이 넘도록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혼자서 밤마다 이 기도를 했어. 그리고 백일을 채운 뒤로는 아빠가 천국에 있기를 바라며 한동안 더 기도를 했고.
천국에서 반드시 다시 만나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어떤 행위를 해야만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지.
아빠와의 관계가 유달리 좋았던 건 아니었어. 다만 엄마보다는 상대적으로 아빠에게 더 의지가 되었던 거야. 그래서일까, 아빠가 떠난 뒤로는 아무런 의지가 없었어. 마치 아빠를 위해 살기라도 했던 것처럼 모든 게 의미를 잃었다고 해야 할까.
그러다 데뷔 준비를 하던 중학교 동창이 작사를 부탁했어. 그게 계기가 되어 작사 노트를 만들게 되었지.
보이는 난 아주 건강하고 성실했지만,
내적 상태는 바닥에 닿아 있던 그때
지인이 작곡을 하는 누군가가 작사가를 찾는다며 나를 추천했어.
나의 작사 노트:
그렇지만 온라인으로 곡이 나오기 전에 받은 연락은, 사정이 있어 공동 작업으로 등록하게 되었다는 거였어. 그래도 난 괜찮다고 했었고, 별도의 비용을 받지도 않았지. 회사 사정 때문에 미안하다던 그 말이 끝이었어. 보름 후 음원이 나왔는데 내 이름은 찾을 수 없었고, 더 이상 신뢰할 수도 없었지.
<가슴에 내리는>
아파도 아파도 닦을 수 없는
너 떠나 내 가슴이
낯선 두려움 끝에 있는데
내 가슴에 사는 사람 유일한 넌데
왜 넌 모르니 내 사랑을 너와 함께한 추억
텅 빈 가슴에 번져 타들어가네
가슴에 내리는 아픈 이 눈물을
닦을 수 없어 내 가슴을 치네
내 가슴이 멍이 들어서
이젠 고통조차 느낄 수 없어
내 가슴에 사는 사람 유일한 넌데
왜 넌 모르니 내 사랑을 너와 함께한 추억
텅 빈 가슴에 번져 타들어가네
끝없이 내리는 슬픈 이 눈물을
닦을 수 없어 내 가슴을 치네
여기서 ’너‘는 누구일까. 그때 내 마음에 난 길을 지나가지 못하고 남아있던 너……
방향을 돌리는 법도, 유턴을 할 줄도 모르는 난 아주 오랫동안 길이 끝날 때까지 직진만 했던 것 같아.
그 길, 끝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