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항상 글을 써왔지만 나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들을 생각해 보면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가족 한 명씩 써서 남겨보려고 한다. 1편 아빠에 이어서 이번엔 엄마다.
“ ‘엄마’라는 단어는 항상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감싸 지켜지고 있다”
나는 새하얀 종이를 반듯하게 펴고 한 자 한 자 정성껏 글씨를 써 내려갈 때 마음에 안정감을 느낀다. 서걱서걱 펜과 종이가 닿아 만나는 소리도 좋고 그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고요함도 좋다. 나무 그늘을 산책하며 시원한 바람을 맞는 만큼 좋아하는 일이다.
나한테는 사계절이 모두 엄마의 향기로 가득하다. 연초가 되면 명절날 엄마와 친척들과 만나서 왁자지껄 소소한 인생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물어봐 주는 게 나무 좋았다. 엄마는 사교적인 성격으로 항상 외갓집의 중심에 서 있었다. 정도 많아 나누는 것도 좋아한다.
봄이 되면 우리를 입학시키고 집안일을 하며 우리가 학업을 이유로 하지 못하는 가정에서의 빈자리를 채워주신다. 지금 군대에서 입학할 때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면 봄날의 햇살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의 미소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감사함과 존경심이 느껴진다
여름이 되면 엄마는 장보고 들어오면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더운 날 뜨거운 불앞에서 우리 가족을 위한 반찬 준비를 소홀히 하시는 날이 없었다. 더위에 지치는 계절일수록 식구를 잘 챙겨 먹여야 된다는 마음으로 식사 준비를 하시며 땀을 뻘뻘 흘리셨다. 이렇게 묵묵히 할 일을 하는 엄마를 보면서 나는 어렸을 때는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쳤다면 지금 20대가 된 나는 인생을 산다면 엄마처럼 헌신적으로 내 가족이 생기면 와이프를 도와주고 현재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 가게겠다는 나만의 인생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었다. 엄마를 떠올리면 내 머릿속은 모두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최근 요즘처럼 쌀쌀한 초가을 날씨가 되면 누가 내 심장을 비틀어 옥죄는 것 같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아마 미안함 때문인 것 같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천륜 지간을 떠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누군가로부터 이렇게 큰 사랑과 정성을 두 손 놓고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나는 아직 떳떳하지 못한 부끄러운 아들이다..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앞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부끄럽지 않고 후회하지 않게 부모님께서 주신 사랑을 보답하면서 효도하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느낀다
아무리 내가 엄마한테 화가 나고 싸워도 문득 입안에 떠오르는 그리운 맛이 엄마의 손맛이다. 나는 엄마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여럿 있다. 볶음김치, 갈비찜, 된장찌개, 김치찌개, 부대찌개, 감자탕.. 한식이다.. 모두 우리 엄마가 잘하시던 요리이고 엄마만이 낼 수 있는 맛이 담긴 음식들이다.
알바를 하면서 밥을 사 먹다 보면 엄마의 밥이 그립다. 특히 지금 군대 있을 때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나는 엄마한테 음식에 대한 어리광을 부린 적이 없다. 그 이유는 장남이라서 그런 것 같다. 항상 부모님이 첫째가 잘 돼야 동생이 보고 따라간다 이 말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음식 투정을 한 적이 없었고 항상 밝게만 웃고 우울함을 표출하지 않으면서 나에게 주어진 할 일을 하면서 살아왔다… 직접 차려주시는 음식은 어머니 자신의 존재와 자식에 대한 사랑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음식의 맛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가치에 비례한다는 말에 빗대어보면 우리 엄마의 인생은 우리 가족과 맛있는 향기를 내며 구수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어머니의 삶이 우리 가족의 삼시 세끼에 짓눌려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잠겨있다는 걸 느꼈다.. 어떻게든 증언하고자 하는 어머니의 삶이 거기 있었다는 것을 알고 앞으로 더 효도를 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한다..
“모든 엄마와 아빠들이 미안해… 우리도 이번 생이 처음이라 완벽하지 못해..”
이 말은 엄마와 내가 다투고 내가 홧김에 엄마한테 막말한 뒤에 엄마가 나한테 한 말이다.. 항상 이 장면은 나의 인생의 오점이라고 생각하고 후회하며 살고 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뭔가 내 가슴을 쾅! 때리는 느낌이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방에 들어가서 한없이 울었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엄마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얘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힘들면 이런 말을 할까.. 진심이 아닌 말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용히 들어주고 가슴으로 받아주자” 이런 마음 아니셨을까..? 그때는 그냥 내 마음을 엄마가 몰라줘서 운 것이라고 느껴지지만 엄마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지금까지 나를 키워오면서 쌓은 경험을 묵살해버리는 허무함에 죄송스러움만 가득하다…
나는 신병 위로휴가를 나가서 엄마의 손을 유심히 보았다. 엄마의 고운 손은 어느새 세월의 흔적을 감싸며 거친 세상처럼 치열하게 살아내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젊었을 때 내 나이 때 미술을 하면서 펜과 붓을 잡은 손은 우리 가족을 위해 희생하면서 세제와 퐁퐁을 잡으며 상해 가고 있었다. 고생만 한 엄마의 손을 보니까 미안함과 진작 알아차리지 못했던 나 자신을 원망하게 된다..
내 손에는 세련된 핸드크림 향이 났지만 엄마의 손은 구수한 갓 지은 밥 향기가 났다. 고생 한 번 하지 않은 내 손, 약하기만 한 내 손이 미워 보였다….
엄마도 한 소녀였을 텐데… 아빠가 이 말을 나한테 해줄 때는 이 말의 의미를 알기에는 어린 나이였다.. 하지만 나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알 것 같다… 엄마도 하고 싶은 게 있었을 것이고 갖고 싶은 게 있었을 것이고.. 우리에게 더 좋은 것을 먹이고 입혀주고 싶었을 텐데.. 하..
“엄마”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눈에 눈물이 맺힌다.
아직 떳떳하지 못한 한없이 부끄러운 아들이다.. 앞으로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절대 나의 글 솜씨가 좋다 나쁘다를 표현하려고 쓴 글이 아니다. 엄마에게 표현하지 못한 나의 진심을 이 글을 빌려 표현해 보고 싶어서 적어보고 있다. 엄마를 생각하기만 해도 마음이 시렸다가 끝에 눈 항상 미안함만 가득하다. 늘 우리 가족을 위해 희생하면서 살아오신 우리 엄마, 고맙고 죄송스러움만 있는 우리 엄마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죽을 때까지 마음이 시큰거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군대에서 느낀 점이 있다. 물론 이 방법이 맞지는 않겠지만 해보려고 한다. 엄마의 삶을 전체적으로 바라봐 주고 항상 앞뒤에서 서포트해 주고 내가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는 엄마를 위해 최선을 다해 감사하면서 사는 것이다. 엄마는 낯선 곳에서 시집오셔서 자신의 편 하나 없이 혼자 모든 힘든 역경을 극복하셨다. 진짜로 나와 동생, 아빠만 보고 사셨다. 아파도 아픈 줄 모르고 힘들어도 힘들 시간이 없으셨다. 그냥 진짜 우리 가족만 보고 살아오셨다. 그냥 우리들이 이 세상에 이렇게 밝게 존재하는 것은 어머니의 위대함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느낀다. 이 가르침을 감사히 여기며 나와 동생은 나태하고 허투루 인생을 살지 말아야 하며 스스로에게 약해지면 안 된다고 다짐한다..
기숙사에서 보내고 있는 밤 유난히도 쌀쌀한 오늘 밤
엄마가 보고 싶다..
(밑에 편지는 군대에서 쓴 것이다)
엄마! 승현이에요.
매번 엄마, 아빠한테 편지 쓸 때마다 왜 이렇게 어색한지 모르겠다. 근데 올해는 떨어져 보내게 될 거 같아 죄송해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떨어져 지낸 적 한 번 없다가
이렇게 군 입대로 떨어져서 지낸지
벌써 7개월 지났네.
처음엔 군대라는 집단이 무섭고
외로웠는데 괜찮아.
근데 여전히 백마 신병교육대 들어가는
그날처럼 엄마, 아빠는 계속 보고 싶다...
항상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서 열심히 해서 엄마, 아빠
걱정 시키는 일 없도록 할게!
이번 어버이날 직접 못 봬서 정말 죄송하고 결혼기념일엔 두 분이서 꼭 영화라도
한 편 보면서 여유를 느껴봐.
떨어져 지내는 아들 군대 생활 잘 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
얼른 제대해서 효도할게
엄마, 아빠가 주시는 무조건적인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제가 이런 사랑을
또 누구에게 받을 수 있을까 싶네...
항상 잘해주고 싶고.. 그런데 마음처럼 안돼서 너무 죄송하고 그래도 정말 이 세상
누구보다 사랑해.
항상 건강하세요!
정말 사랑하고 항상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 항상 엄마에게 죄송한 철부지 아들 승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