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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매기 Jul 19. 2023

상반기 팀원 평가 기간, 하향평가에 대한 고민 3가지

2. 팀원을 평가해 봅시다

어느덧, 내가 부담스러워하는 업무 중 하나인, 다른 사람을 평가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상반기 고과평가를 위해 팀장들이 팀원 평가를 해야 하는 것...


사실 이전에도 동료평가를 하면서 다른 팀 팀원을 평가하기도 했는데, 그때와는 부담감도 다르고, 무게도 다르고.. 

그 누구도 이렇게 평가하세요. 알려주지 않으니 좀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고민했던 포인트가 몇 가지 있었는데, 그에 대해 주위 사람들과 얘기했을 때 내린 결론을 함께 남겨보겠다.

모든 팀장들 화이팅..!



1.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나요?


팀원 중 1명이 작년에 다른 팀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우리 팀으로 날아왔다.

그 당시 나는 팀원이라 권한이 없었고, 그렇게 들어온 친구와 일하는데 일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건 알지만, '왜 날아왔는지 알겠다...'는 느낌이 팍팍.

일하는데 마감 기한도 못 지키고, 업무 공유도 안되고, 본인 업무를 스스로 기획할 줄 모르고..

만약 인턴이었다면 주저 없이 기간 종료 후 헤어졌을 친구였다.


그런데 어쩌나, 이미 정규직으로 우리 팀에 왔는걸.

이 친구에 대한 평가를 쓰자니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솔직하게 쓰면 이 친구는 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고, 이후로도 회사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겠지?

반면, 대면 피드백에서는 솔직하게 얘기해 주되 평가서에는 약간만 적어두면 앞으로의 회사생활을 괜찮을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이 친구와 오래 일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이 친구에 대한 문제점만 잔뜩 적으면, 결국 이는 제대로 가이드하지 못한 우리 팀의 잘못이 될 수 있고..


한동안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다.

이 친구만의 케이스는 아니고, 이 외에 다른 팀원들도 객관적으로 솔직하게 써야 하는지, 그래도 좀 둥글게 써줘야 할지 고민했다.


주변의 다른 팀장들과 얘기했을 때 이런 얘기를 들었다.

A: 무조건 객관적으로 적어야지. 사람 한두 명 있을 때면 몰라도, 이제 이 정도 인원 관리하려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위에서도 알아야 돼.
B: 만약 역량이 부족한 직원이라면 평가서에 솔직하게 적어야 돼. 계속 괜찮다, 괜찮다 하고 같이 데려가면 팀장인 매기님도 그렇지만, 팀원들도 힘들어질 거야.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고, 공유해둬야 해.
C: 그렇다고 너무 단점만 적으면, 결국 그건 팀장의 역량 부족이 될 수 있거든. 장점만 적지 말고, 단점만 적지도 말고, 장단점을 고루 생각해서 작성해 봐.


결국 난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었다.

그리고 단점과 장점의 개수를 맞췄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 2가지를 적는다면, 잘한 점 2가지를 적어서 밸런스를 맞춰 작성했다.



2. 사심이 들어가지 않을까요?


사실 내가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객관적으로 쓰는 것이다.

좋게 쓰고 나쁘게 쓰고를 가름하는 것이 바로 사심인데, 이 사심이 들어가지 않게, 누가 보아도 객관적으로 이 사람의 업무적 태도와 역량만을 평가한 것처럼 하고 싶다.


* 간혹 태도는 빼고 성과, 결과만 보아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결국 업무적 태도도 평가받아야 하는 중요한 항목이다.

업무를 요청할 때 틱틱거리면서 받는 사람이 있고, 주어진 업무를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해결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태도 또한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결과에 대해서 사심이 들어가면 어쩌지 하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상 평가서를 작성하다 보니 그런 걱정 1도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에 대한 근거를 작성하다 보면 그냥 솔직하게 작성하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갖다 붙이면 그건 나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뜻이 되니까.


실제로 우리 팀에서 일은 잘 하지만 나와 업무스타일이 잘 맞지 않는 팀원이 있었는데,

사실 나 하나와 업무스타일이 안 맞은 거지, 협업하는 주위 사람들과만 잘 맞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평가서를 작성하고 읽어보니 나의 사심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평가서가 되었다.



3. 말이 팀원 평가, 하향 평가지 사실은 나를 평가하는 것 아닌가요?


회사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팀장이 되는 순간 나의 성과보다 팀의 성과가 곧 나의 성과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팀원일 때는 내가 50만큼 성과를 만들어내면 50이 나의 성과가 되지만,

팀장이 되고는 내가 50을 만들어도 다른 팀원들이 30을 만든다면 나의 성과는 30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랄까?

그래서 팀원을 평가할 때 이것도 못했고, 저것도 못했고,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면 어느새 내 얼굴에 침 뱉기가 되는 경우도 많다.


1번 고민인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할지와 좀 겹치는 고민인데, 이번 고민은 '나'에 집중한 고민이다.


그래서 평가하면서 우리 팀의 성과를 만드는 데 이 팀원이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결과적으로 우리 팀이 이번 상반기에 100의 성과를 달성했는데, 그중 3할은 이 팀원 덕분이었고, 이런 역할을 했고, 이 팀원이 없었다면~을 생각해 보는 거다.






근데 이런 평가.. 하기 싫다.

차라리 평가받을 때가 더 나았던 것 같기도.



일하기 싫은 모든 팀장님들 화이팅..!

상반기 평가도 이렇게 힘든데 연말 평가는 어떻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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