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의 회사가 지금 하는 일로는 2-3년 정도밖에 못 갈 것 같다. 몰려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다음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큰 문제는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없다는 것이다.
근무 시간에는 일을 힘겹게 해내고, 일이 끝나면 녹초가 되어버린다. 몸에 기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말에 푹 쉬지 않으면 한 주 동안 정신을 잡지 못하고 살아간다. 이런 몸 상태로는 주말에 다음을 준비할 수 없다. 만약 몸을 젖혀 두고 다른 일을 준비하면 가장 먼저 정신적 체력적으로 무너질 것 같다. 그래서 회사에서 버틸 수 있는 만큼 일하고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체력을 먼저 만들기로 했다.
내가 체력을 선택한 이유는 몸이 안 좋으니 정신도 불안정하고, 정신이 불안정하니 체력도 더 빨리 소진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전 회사에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고 번아웃이 와서 아빠 회사로 도망쳤다. 내가 실수를 하면 스스로 부족한 존재로 생각하고 정신적으로 나를 괴롭혀 혼자 많이 위축되었다. 하루종일 내 부족함 때문에 스트레스받다 보니 체력은 더욱 빠르게 소모되었다. 에너지가 없어서 멍한 상태로 위축되어 있으니 직장 사람들이랑 같이 있기만 해도 기에 눌려서 너무 힘들었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우울했다.
나는 고통스러운 우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위주로 돌아보고 해결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트만 붙들고 있었다. 그런데 몸 컨디션이 좋아지면 부정적인 생각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 같기도 하다.
잠깐 한 달 정도 컨디션이 좋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규칙적인 수면, 건강한 음식, 꾸준한 운동 덕분인 것 같았다. 그때는 몸에 활력이 느껴졌다. 여전히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지만 비교적 강도가 약해졌다. 실수 한 상황이 있어도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자신감이 느껴지고 인간관계에서 자극이 낮게 다가왔다. 내 몸에 에너지가 줄줄 새어나가지 않았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몸소 경험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하면서 경력도 쌓고 주말을 더 성장하는 시간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체력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골골거리고 있는 나를 바라보면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하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을 관리하고 체력을 키우는 것 밖에 없다. 출발선이 달라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하는 수밖에.
가장 먼저 나의 일상을 바로 세우자.
그리고 나의 몸을 바로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