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의 추억이 모여 하나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소원이 무엇이니?"
"행복하게 해 주세요"
항상 똑같은 소원만 빌었다.
불행만 가득한 것도 아니면서 끊임없이
'행복'을 좇았다.
평범한 하루, 걱정 없이 잠드는 밤,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배불러 죽겠다'라고 뱉는 그 순간 자체가
전부 행복이었음을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시골에 오고 나니 그제야 마음에 여유가 생겨난 걸까.
천천히 그리고 온전히 행복을 느껴본다.
스스로 빠르게 결과를 내야만 하는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의 삶은 부지런하면서도 천천히
자연에 운을 맡기고 묵묵히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간다.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고, 열매를 맺고,
수확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온 정성으로 쏟아붓지만,
결과는 자연에게 맡긴다.
초록색에 둘러싸여 지낸 지 몇 주가 흘렀다.
'행복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조차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온전히 그 마음을 받아들이고, 즐긴다.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멀리하고,
지금 내 감정과 기분에 몰입한다.
시들어가는 줄 알았던 배롱나무가 분홍빛으로 물든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 다음날 아침,
햇살 받은 분홍빛이 얼마나 반갑던지.
작업 중 들어온 햇살이 나에게 위로를 건넨다.
토닥토닥, 햇살만큼이나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연히 고개를 들어본 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나답게 살라'며 응원해 준다.
평범한 산책 길인줄 알았던 곳의
수백 년 전 역사를 들으니,
그 시절의 모습이 애틋하게 그려진다.
반갑게 건넨 인사에 수줍은 미소로 보답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꼭 어린 시절의 소녀와 소년 같다.
그늘 한점 없이, 햇살이 내리쬐는 날에
다 함께 땀 뻘뻘 흘리며 캐낸 고구마의 값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지다.
어두컴컴한 시골길을 지나가며 들은
<Oasis - Wodnerwall>은
시골을 더 음미하게 해 준다.
손이 까지도록 신이나서 내려친 북은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한다.
시원한 바람, 푸른 하늘,
진한 녹색에서 따뜻한 연두색이 되는 지금.
이보다 더 평화로울 수 있을까.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생장해 간다.
위급상황에 아침부터 달려오는 이웃들에게서
함께 헤쳐나가며 살아나가는 것을 배운다.
우울하게만 느껴졌던 비 오는 날은 운치 있게 느껴졌고,
자연의 작은 변화를 볼 때마다 신비함을 느낀다.
행복은 화려한 모습이 아니다.
행복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모습도 아니다.
행복은 어쩌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간
평범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복 받았어유~
나눔 받은 복들.
시골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날, 모든 순간이 행복이었다.
처음 만난 다양한 분들과 함께하며
여러 도전과 추억을 쌓았다.
참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많은 복들이 모여 행복이 되었다.
村스러운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