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산으로
새벽부터 엄마 아빠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자고 있는 내 볼을 콕 누르며 인사 후 출근길을 떠나는 엄마와 오빠.
"새우젓갈~ 젓갈 사세요~ 액젓 사세요~“ 아침부터 목청 좋은 트럭.
문 앞에 놓여있는 자기 전에 주문한 공심채와 순두부.
완전히 내가 돌아왔구나를 실감 나게 해준다.
두 달간의 시골 살이는 빠르게 끝이났다.
긴 시간이라 생각했지만,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매일매일 모든 순간이 의미 있었고, 행복했고, 평화로웠고, 안정됐다. 불안했던 감정들이 놀라울 정도로 치유됐다.
항상 짜증과 불안에 모든 게 불편했던 두 달 전과는 달리 지금은 많이 평온해졌다.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나지만, 이곳에서의 기억만큼은 오래오래 선명하게 남겨지길 바란다.
푹 쉬었으니 이제 다시 새 출발을 해야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밀려오지만,
새 마음 새 뜻으로 움직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