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가면 꼭 하모 샤브샤브를 드세요!
1. 돌게장 전문점 황소식당
여수에 가면 늘 빼먹지 말고 먹고와야 하는 음식이 있다. 바로 간장게장. 인생메뉴에서 1,2위를 다툴만큼 게장을 좋아한다. 여수에서 처음 먹어본 게장은 꽃게장이었다. 평소에도 살이 두둑한 꽃게장을 선호한다. 여수에 가면 항상 꽃돌게장 1번가(꽃게장 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번엔 명절 직후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여수 게장거리에서 유명한 황소식당에 다녀왔다. 사실 여긴 돌게장 전문점이라 가기 전부터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꽃게와 돌게의 차이를 좀 말해보자면, 꽃게는 주로 깊은 바다(20-30미터?) 밑 모래에 서식한다. 돌게는 얕은 바다나 진흙, 돌에 서식해서 통발이나 낚시로 주로 잡는다. 꽃게와 돌게는 집게발이나 색깔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사실 크기만 봐도 벌써 차이가 크다. 꽃게장 돌게보다 훨씬 크다. 그만큼 안에 살도 많다. 가격 차이는 더 많이 난다. 원래 해산물이나 과일은 조금의 차이로 가격이 두배 이상 뛰기에.. 사실 게는 겨울이 제철인데, 사실 게장은 잡히자마자 요리해 급속냉동을 시키기 때문에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음식이다.
게장은 먹을 때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돌게장은 노력에 비해 살이 많이 없어 아쉬울 때가 많다. 어쨌든,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어 황소식당에 가서 돌게장정식을 먹었다. 황소식당의 메뉴는 상당히 심플하다. 게장을 먹는다면 게장백반정식(1인 14,000원)을 인원수에 맞춰 시키면 된다. 간장돌게장과 양념돌게장이 냉면 사발에 나오는데, 먹으면 1회에 한해서 리필이 가능하다.
맵찔이인 나한테 양념게장은 좀 매웠다. 예상을 깨고 간장돌게장은 정말 맛있었다. 돌게지만 큰 돌게를 써서 살이 꽤 두둑했다. 그리고 꽃게보다는 체급이 작다보니 간장도 더 잘 스며들어 감칠맛이 더 났다. 그동안 돌게장에 편견이 많았는데, 이번 식사로 돌게장의 참맛을 알게됐다. 당연히 게장리필을 했다. 양념게장 대신 간장게장으로 많이 달라고 요청을 드려 정말 배부르게 먹었다.(게장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갈치조림은 입에도 못댔다..)
다음에 여수를 간다면 꽃게장과 돌게장을 모두 먹을 것 같다. 어느 하나 고르기가 힘들 것 같기에.. 물론 요즘은 웬만하면 모두 포장, 택배가 다 되지만 식당에서 먹는 게 맛있다ㅎㅎ 꽃돌게장 1번가와 황소식당을 굳이 비교해보자면 꽃돌게장 꽃게장은 게의 풍미와 특유의 게살을 좀 더 느낄 수 있고, 황소게장 돌게장은 작지만 감칠맛이 더 돈다. 뭐가 더 맛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대체로 꽃게장이 살이 많기 때문에 대중적이고 더 맛있어 할 것 같다. 돌게장은 정말 크고 실한 돌게장을 써야하는데, 보통 비리비리한 돌게들이 많아서..ㅎㅎ 비교를 위해 작년 여수 여행에서 갔던 꽃돌게장 1번지의 게장 사진도 같이 올린다.
2. 상아식당 장어탕
하모 샤브샤브 집을 찾다가 알게된 장어탕 집이다. 메뉴는 장어탕과 장어구이로 단촐하다. 나는 메뉴가 적은 집일수록 맛있을거라는 편견이 있다ㅎㅎ 이 날은 차로 이동이 많았고 생각보다 쌀쌀했던 날이라 뜨끈뜨근한 보양식을 먹고 싶었다. 원래는 장어탕에 장어구이를 시키려고 했는데, 장어구이는 무조건 2인분 이상만 된다고 하여 장어탕 2인분을 시켰다. 장어구이는 흔히 먹을 수 있으니.. 큰 뚝배기에 통장어가 시래기와 함께 담겨나왔다. 사진상 비주얼이 그냥 그렇지만 장어가 정말 실했다. 장어탕은 처음이라 왠지 비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양념도 은은하고 고소했다. 음 고급진 추어탕 느낌? 장어가 통으로 나와서 더 담백하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보통 장어탕을 갈아서 나와서 어딘가 걸쭉한 맛인데.. 다음에 여수에 다른 집에서도 장어탕을 먹어보고 싶다. 이 집이 맛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집 장어탕 맛도 궁금해져서..ㅎㅎ 금오도에서 갔던 식당에선 주민분들이 메뉴에도 없는 장어탕을 다 시켜드시던 기억이 난다.. 여수에 장어가 흔한가..
3. 경도회관 장어 샤브샤브
드디어 먹었다. 장어 샤브샤브. 정말 여수에 가면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 장어 샤브샤브는 하모 샤브샤브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갯장어(바다장어)에는 참장어와 붕장어가 있는데, 붕장어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장어고, 참장어(뱀장어)가 바로 하모다. 하모는 일본어인데, 참장어가 뭐든 잘 물어서 무엇이든 잘 문다는 ‘하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참장어 샤브샤브를 정말 먹어보고 싶었는데, 참장어는 아무때나 나오지 않는다. 수온이 좀 올라가야 깊은 수심에서 참장어가 올라오기 때문에, 4월에서 10월 사이에 맛볼 수 있다. 근데 사장님 말씀으로 저 때 먹을 순 있지만 날씨가 더운 7-8월에 먹는 참장어가 정말 맛있다고 하셨다. 잘 몰랐는데, 이 참장어가 정말 인기가 많아서 봄만 지나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겨울에 먹는 참장어는 고로 다 냉동이다..! 비싼 돈 주고 냉동 드시지 마시길!)
아쉬운 마음으로 붕장어 샤브샤브를 먹었다. 경도회관 본점은 대경도라는 섬에 있어 배를 타고 가야해서, 본점 사장님 아드님이 운영하시는 경도회관 여천점으로 갔다. 메인인 장어가 나오기 전에 나오는 반찬들도 다 맛있었다. 반찬이 무려 전복회와 굴구이다..ㅎ 맑은 육수가 끓으면 장어가 나온다. 먹는 방법은 부추를 육수에 넣고 장어를 부추 위에 살포시 얹는다. 그리고 20-30초 정도 장어를 살짝 데친 후 부추를 장어로 말아서 건져 낸 후 양념장을 살짝 올려 먹으면 된다. 이건 직원분이 알려주신 정석이고, 기호에 따라 양파를 곁들어도 되고, 그냥 먹어도 되고, 양념장도 안 넣어도 된다. 그냥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장어는 뼈를 바른 후 칼집을 내서 나오는데, 육수에 데치면 마치 꽃처럼 펴오른다. 여기서 포인트는 장어를 푹 익히면 안되고 살짝 데친다는 데 있다. 포실포실하면서 육즙이 팡 터지는 맛이 일품이다. 장어가 기름진 생선이라 느끼 할 것 같지만 샤브샤브는 정말 담백하다. 다 먹고 나면 죽이나 라면을 먹을 수 있는데, 우리는 죽을 하나 시켰다. 특이한 건 생쌀을 넣어서 끓여 먹어야 한다. 기다리는 고통의 시간.. 죽에 땅콩가루가 들어가는데, 비린내를 잡아준다고한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인데, 개인적으로 고소하고 마무리 식사로 깔끔하니 좋았다. 너무 맛있게 먹었는지 나갈 때, 사장님이 여름에 정말 맛있는 하모 대접할테니 꼭 오라고 하셨다ㅎㅎ 붕장어도 이렇게 입에서 살살 녹았는데, 참장어는 더 맛있다고 하니 상상이 안간다. 그리고 여름엔 참장어 사시미!!도 먹을 수 있다.. 올 여름에 꼭 다시 오는걸로…
4. 가치커피
여수의 분위기가 좋은 카페다. 그만큼 사람도 많다. 여수 핫플로 추정된다. 모카커피가 맛있었다(달아서 맛없기 힘든 메뉴이기도 하지만). 나머지 메뉴는 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핸드드립(에티오피아 시다마 벤사 하마쇼.. 길다)은 밸런스가 안 맞았고, 구수블렌드는 정말.. 혹시 잘못 내린 커피를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아직도 든다. 커피가 너무 텁텁해서 그리스에서 마신 커핀 줄 알았다.. 사람도 많고 갈 길도 멀어 그냥 한 입 맛보고 그대로 내려놓고 왔다.. 타지로 여행오면 제일 어려운 게 커피다.